어수선한 민주당 "물러서는 느낌 주면 끝장"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민주당이 어수선하다. 비리·부정 전력자에 대한 공천 탈락 기준 탓이다.

칼자루를 쥔 공심위는 기준 논의에 난항을 거듭하며 결론을 쉽게 못내리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29일 외부 공심위원 일부가 부패비리 전력자 배제 원칙의 '유연한 적용'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당장 "공심위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들렸다. 현역 의원 또는 거물 정치인과 대결해야 하는 정치신인들 사이에 이런 기류가 강하다.

공심위는 외부인사 7명과 당내 인사 5명으로 구성, 외부인사들이 단일대오를 만들면 당내 계파의 이해관계가 공천에 먹히지 않을 거란게 당초 기대였다. 그러나 외부인사 1명만 생각을 바꿔도 이같은 구도는 흔들린다.

호남의 한 신청자는 "공심위가 당 입김에 휘둘리면 안된다"며 "호남 (현역의원) 30%를 잘라내겠다니까 박수를 받지 않았느냐, 물러서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순간 끝장"이라고 했다.

정반대 이유로 공심위를 탓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공천 신청자는 "개인 비리가 아님이 명백한데도 원칙을 일괄 적용하면 오히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하는 역효과가 난다"며 "이 경우 상대 당 후보를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휴가를 내 목포와 무안·신안을 방문한 게 구설에 올랐다. 측근인 박지원 비서실장과 아들인 김홍업 의원을 간접 지원한 게 아니냐는 것. 특히 박 실장(목포)·김 의원과 공천에서 경쟁하는 정치신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배종호 목포 예비후보는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더 이상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이처럼 어수선한 민주당 분위기는 손학규 대표와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천명한 '쇄신공천'이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영입 당시 '공천 특검'으로 불렸던 박 위원장이 묘수를 내놓을지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