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금리대출 허용 파장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시중은행들이 계열사의 저신용자 신용대출 판매를 대행할 예정이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은행은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자회사 고금리 대출상품 판매에 유보적이다.
　
전업계 캐피탈사나 대부업체의 경우 은행계 캐피탈사가 기업금융에 주력했던 만큼 파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판매채널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경우 일부 고객군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자회사 대출상품 판매가 허용됐지만 은행계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판매목표액이 많지 않아 당장 신용대출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9조8000억원, 대부업체 등 사금융시장은 16조5000억원 규모다. 또 캐피탈사의 경우 현대캐피탈, 씨티파이낸셜, 대우캐피탈 등 전업계 계피탈사들이 신용대출 시장의 주축을 이루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기업금융에 주력하는 은행계 캐피탈사의 실적은 미미하다. 우리파이낸셜은 올해 1000억원으로 잡았고, 하나캐피탈의 경우 목표액이 200억원에 그쳤다.

더구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이 자회사 대출상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금리 대출상품 취급에 따른 이미지 손상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일본시장 조사까지 마쳤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입장이다.

전업계 캐피탈 관계자는 "은행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회사 상품을 판매할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면서 "저신용자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이미지 손상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업체도 일단은 느긋한 분위기다. 대출 고객군이 7~9등급으로, 캐피탈사의 4~7등급과 크게 겹치지 않는 데다 대출상품의 금리대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 고객의 경우 창구를 이용하는 비율이 5% 미만으로 많지 않다"면서 "창구를 찾지 않는 고객들의 대출행태로 볼 때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축은행이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전업계 캐피탈사나 대부업의 경우 판매모집인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지만 저축은행은 점포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군이 여전사 등과 중첩돼 있어 일부 고객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