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LCD가격,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D램 값이 또 큰 폭으로 떨어지며 4개월만에 1달러 선이 붕괴됐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하락폭이 컸다. 업계의 감산이 진행 중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도 9월 반등에 실패했다.

6일 D램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512Mb 667메가헤르쯔(MHz) DDR2의 9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88 달러를 기록, 지난달에 비해 12% 떨어졌다. 지난 5월 1달러를 회복한지 4개월만에 다시 1달러가 깨졌다. 1기가비트(Gb) DDR2 가격도 12.5% 떨어진 1.75 달러를 기록, 4개월만에 2달러선이 무너졌다.


고정거래가격이란 D램 생산업체들이 PC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통상 매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삼성전자 (81,800원 0.00%)와 하이닉스 (236,000원 ▲4,000 +1.72%)반도체 등은 생산량의 80% 이상을 고정거래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다.

9월 고정거래가격의 급락은 예상됐던 부분이다.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 업체들의 재고가 충분한 상태에서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PC 등 전자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격인 D램 현물가격은 9월 들어 사상 최저 수준인 0.73 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LCD 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시장조사기관 ‘윗츠뷰’가 5일 발표한 9월 상반기 LCD 가격에 따르면 모니터용 LCD 주요 제품인 48㎝(19인치) 와이드 제품 가격은 지난달 말에 비해 6달러(7%) 떨어졌다. 노트북용으로 많이 쓰이는 39㎝(15.4인치) 와이드 LCD 가격도 5달러(6%) 하락했고 TV용 81㎝(32인치) LCD 가격은 10달러(4%), 106.68cm(42인치) 가격은 20달러(4%) 떨어졌다.


업계의 감산, 셋트 업체들의 재고 감소로 LCD 가격이 9월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에서 나왔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LCD 상위 기업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서 공급량을 줄이고 있지만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2위 LCD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지난달 말까지 실시키로 했던 감산을 이달까지 연장했고 세계 3위 LCD 업체인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와 청화픽쳐튜브(CPT)도 약 10% 정도씩 감산 중이다.

9월에도 D램과 LCD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12,160원 ▲420 +3.58%) 등 주요 IT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