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감원·절감…하락장의 증권사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위축이 맞물리면서 증시와 증권사도 동반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하락장은 증시에 대한 관심을 식게 하면서 펀드와 주식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줬다. 또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은 요원한 상황이라 증권.운용사들도 긴축 경영에 나서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급락장을 가장 극명하게 상징하는 말은 직원들의 감축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임원 연봉을 깎은데 이어 100여명 규모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나IB증권과의 통합 작업 등과 맞물리며 이찬근 하나IB증권 사장도 사퇴해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또 골드만삭스 서울지사도 미국 본사의 전 세계 인력 감축 지시에 따라 지난주까지 10%를 감원했다. 메릴린치도 최근 10여명을 내보냈다. 피델리티운용도 지난 7일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 3% 인원 감축 계획을 밝혀 한국 직원들도 여기에 포함될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해 상승장과 맞물리며 공격적인 경영을 했던 곳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점 축소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조만간 지점 축소 등에 대한 확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미래에셋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실행에 옮겨져 인력 소요가 있는 만큼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하지 않는다는 계획은 세워둔 상태다.

일부 증권회사들은 연차휴가를 쓰게 하거나 해외출장과 주말근무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매니저나 영업직원들은 과거 활황장에는 휴가 사용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관리부서에서 연차휴가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강권해 어리둥절한 반응들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 등 외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하락장의 진원지였던 만큼 합작사들도 최근 분위기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특히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는 노무라증권으로 일부 부문이 넘어갔지만 국내 지점은 여전히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글로벌금융사 UBS와 하나금융지주의 합작사인 하나UBS운용도 UBS가 스위스 정부로부터 592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고 하나금융지주와 하나대투증권의 긴축 움직임이 맞물리며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가라앉았다는 평가다.

우리CS운용도 최근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이 펀드 손실과 관련한 문제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우리CS운용의 자체적인 상품들도 큰 손실을 보면서 불편한 관계가 연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