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반발 매수…1320원대 불안한 점프

원/달러 환율이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급등세를 보이며 132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말 종가에 비해 61.5원 상승한 132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연말 외환당국이 시장에 적극 개입함에 따라 4거래일 연속 하락세 낙폭인 78.5원을 상당부분 되돌렸다.

새해 환율 급등세는 외환당국의 연말환율 관리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 연초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며 연말을 보낸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이날 집중되면서 환율이 '시장가격'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


역외 선물환 환율이 60원 가까이 오른 데 힘입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연말종가에 비해 50.5원 급등한 1310원에 개장했다. 새해 환율 급등세를 의식해서인지 장 초반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물량이 관측되기도 했다. 장중 한 때 체결가보다 20원 가량 낮은 1280원에 매도호가가 나오며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대기 중이던 저가달러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환율은 1331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 물량이 공급되자 환율은 상승폭을 줄이며 1315원과 1325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이날 저점은 1300원을 기록했다.

선물환과 현물환 간 가격차를 나타내는 스와프포인트는 전날보다 3.00원 오른 마이너스(-)1.00원을 기록했다. 가격차가 1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9월 12일(+0.05원) 이후 근 3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이론적으로 스와프포인트 축소는 외환시장 안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환율 급변동 가능성이 줄었음을 뜻한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스와프포인트 축소에 대해 "국내 달러 조달 여건이 완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줄어든 것"이라며 "이날 환율 급등은 시장가격을 반영한 것으로 환율 상승 추세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엔 하락한 91.185엔을,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1.09센트 하락한 1.3863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가 보합세를 보인 것이다. 엔화는 일본 경기침체에 따른 약세 분위기와 엔화 케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강세 움직임이 충돌하면서 박스권에 갇혀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448.70원을, 원/유로 재정환율은 1831.30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말이 넘어가기를 기다린 역내외 달러 수요가 강하게 들어왔지만 연말 급락세를 회복한 수준에 그쳤다"며 "환율이 급등락할 돌발변수들이 아직 보이지 않아 연초 환율은 1300원대에서 정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