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 1조 이상 대형펀드 집중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펀드보다는 설정액 1조원 이상인 대형펀드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집중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5월25일) 펀드별 설정액 증감을 조사한 결과, 설정액 감소 상위 20개중 12개가 1조원 이상의 대형펀드였다. 나머지도 대부분 2000억원이 넘는 중대형펀드였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형펀드들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다.


조사기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한국투신운용이 지난 2004년 11월 선보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였다. 국내 최대 삼성그룹주펀드인 이 상품(25일 기준 설정액 3조6409억원)은 조사기간 동안 설정액이 793억원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적인 국내 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회사(주식)’(설정액 1조6870억원)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2조6912억원)는 설정액이 각각 603억원, 594억원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교보투신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1-B’은 설정액이 411억원 감소하면서 인덱스펀드 중에서는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갔다. 지난 2006년 3월 출시된 이 펀드는 25일 기준 설정액이 8171억원으로 국내 인덱스펀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품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와 ‘미래에셋솔로몬주식 1’,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 1’,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 1A클래스’ 등도 200~3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대형펀드의 자금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펀드 규모가 크고 고객 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코스피지수가 1200~1400선 일 때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린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이후 증시가 1200선을 넘어 1400선까지 오르자 손실만회 및 차익실현성 환매가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설정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은 코스피지수가 1200~1400선이었던 지난 2005년 9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전체 설정액의 절반이 넘는 1조9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또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1-B’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 등도 이 기간 각각 2700억원, 7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집중됐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자금이 많이 빠진 대형펀드 대부분은 1200~1400선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린 터라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환매 파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증시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추가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