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 "더블딥 우려 여전"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의 장밋빛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비관론을 들고 나왔다.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글로벌 경제가 성장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각국 중앙은행장들의 입장에 일침을 가한 것.


루비니는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출구전략의 딜레마'와 상품가격의 급등세로 향후 더블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각국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출구전략이 결국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 금융정책 결정자들의 출구전략 추진 여부에 관계없이 그들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시중 유동성 회수를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지출을 줄일 경우 경기 회복이 느려지는 동시에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동성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에도 인플레 압박이 상승하는 가운데 장기국채수익률과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해 결국 스테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원유와 식품 등 상품 가격은 현재 경제 펀더멘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치솟고 있으며 향후 시중에 풀린 과도한 유동성과 투기 수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유가가 고점을 기록할 당시 원유 수입국 경제와 글로벌 무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라며 "투기 수요로 유가가 다시 100달러 선으로 치솟아 오을 경우 (이미 큰 타격을 입은) 글로벌 경제는 더 이상 이를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루비니는 일부 선진 경제권에서의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빈혈증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에서 그린슈트(경기 회복 조짐)는 여전히 명확치 않다"라며 "이들 지역에서 침체는 올해 말 까지도 완벽하게 마무리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독일, 일본, 프랑스, 호주 등 일부 선진 경제권과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경기 회복은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