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리스 살린다" 주가, 유가 동반랠리

유럽연합(EU)가 그리스를 지원키로 원칙 합의하면서 증시와 상품시장이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5달러대로 올라섰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5.81(1.05%) 오른 1만144.1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38%(29.54)오른 2177.41을, S&P500지수는 0.97%(10.34) 상승한 1078.47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반도체주의 상승이 돋보였다. NYSE 에너지지수는 1.86%, 필라델피아 오일서비스 지수는 2.2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6% 올랐다.

◇"그리스 지원 합의..구체적 방안은 추후 결정"

EU 회원국은 이날 브뤼셀에서 특별정상회담을 열고 예상대로 그리스 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오는 16일 열리는 EU 회원국 경제재무장관회의(ECOFIN)에서 논의키로 했다. 아울러 EU정상들은 그리스에 지원이 '공짜점심'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리스 정부에 2012년까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4%로 줄이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논란이 됐던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자문과 협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시장은 잠시 실망했다. 시장이 관심을 둔 것은 EU의 그리스 지원 결정 자체보다 방법 및 시기였던 탓이다. 그간 그리스 구제안으로 시장에서 나돌았던 방안은 그리스 정부채 매입이나 지급 보증 등이었다. 현실화되면 그간 치솟았던 그리스 정부채 금리가 급락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구체안 마련은 나중의 일로 미뤄지며 다우지수는 오전한때 1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망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며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온 가운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러 정황으로 볼때 정상회담에서 체계적인 위기예방안이 모색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급속히 부상했다. 정상회담후 헤르만 반 롬푸이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이 기자회견에서 "EU가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 약속을 긴밀히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도 도움이 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4만3000건 감소한 44만건을 기록했다. 전문가 전망치 46만5000건보다 낮은 수치이고 최근 5주간 최저 수준이다.

1월 미국 실업률이 9.7%로 10%밑으로 내려간데 이은 고용시장의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해고 러시는 멈췄다는 것이 현지 이코노미스트들의 관측이다. 1월 미국 일자리는 2만개 감소, 실망감을 안겨줬다.

유가 75달러 복귀..올 원유소비 전망 상향 잇따라

EU 그리스 지원 합의 소식과 원유소비 증가 전망이 잇따르며 WTI기준 유가는 배럴당 75달러로 복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3월인도분 WTI경질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76센트(1.02%) 오른 75.28로 정규시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수요 전망치를 일일 8650만배럴로 당초보다 17만배럴 가량 상향조정했다. IEA가 예상한 올해 하루평균 원유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160만배럴 늘어난 수치다. 미 에너지정보국(EIA)도 올해 일일 원유수요량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120만배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지원 소식을 재료로 금값 역시 올랐다. 이날 NYMEX에서 4월인도분 금선물은 전날보다 1.7%(18.40달러) 오른 1094.7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지원합의 소식은 환율에는 큰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가중평균 달러인덱스(DXY)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80에 머물고 있다.

유로화도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후 5시 현재 유로/달러환율은 1유로당 0.0040달러 하락한 1.3695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0.24엔 떨어진 89.72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