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숙한 비전제시" vs 野 "남북평화 방안 부재"

여·야는 3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집권 4년차 정부의 성숙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추어올린 반면 야권은 "남북평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이 올 한해를 선진일류국가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경제운용 목표인 '5%대의 고성장, 3% 수준의 물가 안정,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서민 중산층 생활 향상'은 올 한해 당과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일로매진(一路邁進)'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안보에는 여야와 좌우가 없는 만큼 탄탄한 안보체계를 확립하는데 국민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은 이번 신년연설에서 남북평화 정착의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대통령의 자평을 집중 성토했다.


차 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안 받은 것은 '불통정부의 신년연설'일 뿐"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다면 국민이 뭘 원하는지 대통령이 들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차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도발하면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말만 수없이 되풀이했을 뿐 어떤 식으로 평화를 정착시킬 지 제시하지 못 했다"고 질타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로 지난 한 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도 안보와 평화를 위한 구체성이 없었던 만큼 실망"이라며 "실업에 고개 숙인 청년들을 'G20세대'라고 표현, 불타는 젊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성토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오늘 이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날치기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대통령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대통령은 '새로운 10년,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하자'고 했지만 10년은커녕 올해 1년도 도약할 힘을 주지 못한 뻔한 연설이었다"며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어떻게 터 갈 지 아무런 방안도 제시하지 못 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년연설을 통해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라며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국방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