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만테가 재무, '무역전쟁' 경고

'환율전쟁'이란 말을 공식적으로 첫 사용한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부 장관이 이번엔 환율조작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무역 전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만테가 재무장관은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당국이 헤알화의 추가 절상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만테가 장관은 "이는 무역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는 환율 전쟁"이라며 환율조작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무역 분쟁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브라질 당국이 환율 관리를 위해 취한 대부분의 조치가 현물환 시장을 겨냥했다면 올해는 정책의 초점을 선물환시장에 두고 있다며 "선물 시장에 추가적 조치가 더 있을 것이라 예상해도 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브라질 중앙은행이 발표한 깜짝 조치에 뒤이은 발언이다. 브라질 당국은 6일 브라질 국내 은행들이 대규모 달러 매도포지션을 취할 때 지급준비금을 충족시키도록 요구했다.


또 그는 환율조작이 올해 주요20개국(G20)의 의제가 될 것이라 말했다.

브라질은 WTO 측에 수출 보조금 지급을 환율 조작으로 지정해 달라는 로비를 벌여왔다. 그러나 중국이 거부권(비토)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브라질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만테가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전쟁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이 통화 완화 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시작한 이래 브라질의 대미 무역이 150억달러 흑자에서 60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중국의 위안화 관리제도에 대해서도 "전 세계 무역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표현했다. 만테가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훌륭한 무역 관계를 갖고 있지만 문제점도 있다"며 "위안화의 재평가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테가 장관의 이날 인터뷰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일 후 첫 언론 인터뷰다.

전임 룰라 행정부 당시인 2006년부터 재무장관을 역임해 온 만테가 장관은 지난해 9월 '환율전쟁'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브라질에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며 헤알화가 지난 2년간 달러대비 39%나 상승하자 브라질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데 따른 우려를 담은 표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의 불균형 문제에 대해 브라질 당국이 어느 정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브라질이 10.75%라는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이 있다는 설명이다. 브라질은 이르면 이번 초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 재정 지출과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를 부인해 왔던 만테가 장관도 호세프 대통령 취임 후 헤알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 지출 삭감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만테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2008~2009년 전 세계 경제위기에 맞서기 위해 브라질 정부가 취했던 확장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브라질 경제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에 올해 정부 지출을 줄일 것이며 이미 지출을 삭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의 경우 연간 예산의 12분의 1이 아닌 18분의 1만을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FT는 그러나 실제 예산안 규모가 몇 주 후 발표되는 올해 예산안이 완성 된 후에야 정확히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