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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시장은 간과했지만 주목해야할 변수

머니투데이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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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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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3일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지만 그리 부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우선 하락률이 가장 큰 다우지수조차 0.2% 떨어지는데 그쳐 낙폭 자체가 작았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긴 했지만 휴가가 많은 새해 첫 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둘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우지수 편입종목으로 제약회사인 머크가 항혈전제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6.6% 급락한 것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장 마감 후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렇듯 모든 것이 그런대로 순조로워 보이지만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 이날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요인, 인플레이션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지수(PPI)가 발표됐고 유럽에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정책당국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열렸다.

◆미국 PPI 상승,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주도

우선 미국의 PPI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12월 PPI는 전달 대비 1.1%가 올라 예상치인 0.8% 상승을 웃돌았다.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래 최대 상승폭이다. PPI 상승을 주도한 것은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었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이른바 핵심 PPI는 0.2%에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은 제조업체 생산단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핵심 PPI에 안도하기보다 전체 PPI의 상승세에 주목해야 한다. 전날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은행들의 경기 진단인 베이지북에서도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식료품과 석유류 가격이 3분기 가량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12월 PPI는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라며 “식료품과 석유류는 생활 필수품인데다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에 재빨리 전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PPI 상승의 4분의 3가량이 에너지 가격 영향이었다.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12월 3.7% 올랐다. 특히 난방유가 12.3% 급등했고 가솔린 가격이 6.4% 올랐다. 지난해 12월 식료품 가격은 0.8% 상승했다. 특히 야채와 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은 여전히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는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PPI의 상승세가 언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트리셰 총재,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태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주목할 점은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인플레이션에 관한 트리셰 총재의 발언은 유화적이었으나 확실히 이전과 달라졌다.

트리셰 총재는 최근의 물가 상승 압력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유로화를 강세로 이끌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트리셰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경해졌다”는 제목으로 이 내용을 다뤘다. FT는 특히 트리셰 총재가 ECB는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과 유로존 은행 시스템 구제 노력은 별개라고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또 리먼 브러더스 파산 불과 몇 개월 전으로 유로존 경기는 이미 침체 상태였던 2008년 7월에도 ECB가 금리를 올렸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FT는 이에 대해 ECB 정책위원회는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주도로 유로전 경기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상당히 민감해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트리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ECB의 금리 인상 시기가 화제가 됐다. 이전에는 ECB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트리셰 총재 발언 이후 올해 말에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었다.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요르그 크뢰머는 “물가상승률이 4%까지 치솟았던 2008년과 같은 인플레이션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ECB가 금리를 올려도 올해 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 캘로우는 트리셰 총재가 2008년 초에 사용했던 인플레이션이 ‘튀어 올랐다(hump)’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 주목했다. 캘로우는 “트리셰가 인플레이션이 ‘튀어 올랐다’는 표현을 썼을 때는 (금리를 올릴 때까지) 기간이 좀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스탠스는 이달 물가상승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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