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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량매도는 저가매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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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재테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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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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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긴급점검 외국인/ 외국인 순매도 트렌드 분석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지난 2009년에 30조원 이상, 2010년에 20조원 이상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2011년 들어서는 1월 중순 이후 대량 매도를 지속하면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 아닌지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선진국시장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고점을 갱신해가고 있었지만 인도, 브라질, 대만 등 이머징국가의 시장은 하락 전환함으로써 대조를 이뤘다. 농산물과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후진국 경제가 불리해지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진국시장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것으로 추정하는 등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게다가 OPEC 회원국인 리비아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투자심리가 악화돼 선진국시장도 큰 폭으로 흔들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러나 돌발성 악재가 주식시장에 주는 단기충격은 크더라도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은 편이다. 단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거시 경제변수의 변화와 경기의 상황 및 수급의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인 대량 순매도 사례 분석

- 쉬었다가 다시 뛰었다

수급의 문제에서는 근래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도 경향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근본적인 전환인지, 외국인 순매도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과거 대세 상승 추세선상에서 외국인이 대량으로 순매도한 사례들을 살펴보겠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대세 상승기에서도 역시 초기에는 외국인이 대규모로 순매수를 지속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흔들린 것은 2004년 4월이었다. 4월27일부터 5월11일까지 2조6000억원 이상 순매도했고, 외국인 매도 공세와 더불어 코스피지수는 919.74로부터 791.02까지, 14%나 급락했다. 그 당시 지수는 최근 지수보다 절반 수준 이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 2조6000억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5조원 이상의 위력을 갖는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이후로도 가끔씩 외국인이 대량 순매도하는 시기가 나타났다. 2005년 8월4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4조7000억원 이상 매도했음에도 코스피지수는 1117.11로부터 1158.11까지 오히려 3.67% 올랐다. 그 당시 지수는 최근 지수의 0.55배 수준이므로 당시 순매도 금액은 현재 8조7000억원의 효과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외국인이 대량 순매도하는 기간을 거쳐 가면서도 주식시장은 2007년 10월까지 장기 상승했다. 외국인이 순매도하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시기는 흔히 신고가를 갱신해 간 뒤 과열단계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 쉬어갈 만한 시기였거나 대외 악재가 발생하면서 한국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해외 국가 증시도 하락 조정을 받던 시기였다.

그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현재의 상황도 2004~2006년에 걸쳐 여러 차례 나타났던 외국인 순매도 구간의 분위기와 일단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9월까지 1년 동안 이어졌던 박스권 구간을 돌파해 신고가를 갱신해간 뒤 지수에 대한 단기적인 부담이 커지고, 중국의 긴축정책,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시점에서 외국인 매도 전환이 나타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부터 시작된 대세상승기에서도 이미 한차례 외국인 대량 순매도 기간이 있었다. 2010년 5월3일부터 6월10일까지 6조7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하락했다. 그 당시는 2009년 9월과 2010년 1월에 기록한 고점을 막 돌파한 상태였는데,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그리스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돼 대규모 순매도를 했다. 중국에서는 그해 들어 3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을 시행해 주식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지정학적인 대외 악재는 세계 경제가 회복돼가는 근본 흐름을 바꿀 정도는 되지 못했다. 오히려 시장이 충분히 쉬어가는 시기를 제공함에 따라 그 뒤 상승 추세를 원활하게 이어가게 하는 힘이 비축된 결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도 외국인이 대량 순매도하는 시기가 되자마자 곧바로 대세상승에도 훼손이 오는 것으로 속단하기는 곤란하며, 오히려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을 알 수 있다.

연간 단위로는 대세상승기인 2006년에 외국인이 11조5000억원, 2007년에는 27조1000억원의 순매도를 했고, 그 이후 대세하락기에서도 대량 순매도를 했다. 그러나 대세하락을 내다보고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이익 실현을 하려고 나서면서 줄기차게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대세상승 추세를 훼손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을 줄여나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먼저 들어온 자금이 이익을 실현하고 나가면서도 세계시장 분위기와 경기 상황이 괜찮은 이상은 다른 자금이 후발로 들어오기 때문에 총체적인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감소와 증가가 반복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림에 보면, 2004년 4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외국인 누적순매수 금액은 뚜렷한 추세 없이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주식시장 지수는 대세상승 추세를 만들어갔다.

◆헤지성 매도와 교체성 순환매에 겁먹지 말라
-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 추세적 매도 아니다

그림에서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 패턴만을 본다면 완전히 추세적인 매도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금이 설사 최악의 경우에 해당하는 추세적인 매도의 시작 지점이라도 과거 대세상승기에 2006년 4월 이후 추세적인 매도가 뚜렷해진 다음에도 상당기간 대세상승이 지속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투자주체자별 누적순매수 동향 (2003년1월~2011년2월)


지난해 9월 1800선 근처에서부터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은 15조원이나 순매수했듯, 사들이는 과정에서 평균 매수단가도 올라왔다.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세력이 대량으로 보유한 물량에서 충분한 이익을 실현해가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추세를 보존하지 않으면서 가격 불문한 추세적인 매도는 국부적인 위기가 아니라 지난 금융위기처럼 세계적인 위기의 해일이 밀려올 때 나타날 수 있다. 또는 경기가 과열됐거나, 기업 이익 대비해 지나친 거품 상태까지 주가가 올라갔거나, 기업 이익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할 때도 추세적인 매도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국부적인 위험이 가끔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진행 중인 상태이며, 부동산시장의 안정화와 금리상승 시 채권투자 메리트 감소 등으로 인해 투자자금이 완전히 주식시장을 떠나기로 마음먹기는 힘들다. 먼저 많이 오른 것을 팔고 다른 것으로 갈아타는 교체 매매에 의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으며, 단기 위험을 피하기 위한 헤지성 매도 등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시기에는 일시적인 수급의 공백을 이용해 프로그램 매매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더욱 쉽게 나타난다.

순매도가 있으면 똑같은 규모의 순매수가 있기 마련이다. 매도의 반대편에 서있는 매수세가 어떠한지에 따라서 어떤 쪽으로 힘의 균형이 이루어갈지 결정된다. 그런 측면에서 2005~2007년에 외국인이 순매도할 때 주식시장이 상승할 수 있었던 밑받침은 주식형펀드로 들어오는 돈이었다.

그림에서는 '투신 누적순매수'로 나타나 있다. 금융위기 이후로 주식형펀드에서는 돈이 나갔지만, 주식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기금과 자금사정이 좋아지고 있는 보험권 등 분산된 기관에서 국내 주식 매수세로 계속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성장하고 있는 자문형랩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리라 기대할 수 있다.

통상 상투권에서 개인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크게 늘어난다는 경험법칙이 있는데,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다시 올라오면서도 일반인의 투자심리가 과열되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상장기업의 이익 규모, 원화표시 국민총소득과 국내총생산, 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 한국기업들의 세계시장 지배력 등이 2007년에 비해 더 늘어났으며, 주식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0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기투자 성격일수록 펀더멘탈 측면에 더 주목한다.

최근에 대량 매도하는 외국인은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미국계 자금보다는 유럽계와 헤지펀드를 비롯한 단기자금이다. 1월에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계에서는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순매도를 했으며 조세회피지역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들도 3539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 자금은 오히려 순매수했다.

한편 외국인의 순매수기조는 미국 GDP 성장률과 연동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도 장기투자자금이 추세적 매도로 전환한다고 내다보기는 아직 힘들다. 지수가 하락하면서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는데, 단기성 투자자금들이 빠져나가고 거래가 좀 더 줄어들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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