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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96% 찬성한 원전유치,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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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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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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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원자력 발전 유치 놓고 갈등하는 삼척시와 시민들

# 17일 오전 10시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입구 호상로.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30분을 달려 도착 한 이곳은 봄기운이 만연했다. 산등성이엔 푸른 나무들이 겨울의 흔적들을 밀쳐내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 분위기는 냉랭했다. 삼척시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유치운동 탓이다. 인구 7만의 작은 도시는 원전 문제로 들썩이고 있었다.

산속으로 난 2차로를 따라 20여 분을 더 가니 도계탄광을 운영하는 경동상덕광업소가 나왔다. 이날 이곳에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대수 삼척시장, 석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간담회가 열렸다. 탄광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간담회에서 만난 삼척시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동안 온 힘을 쏟아 추진해 온 원전 유치 사업이 일본 대지진으로 수포로 돌아 갈 수 있어서였다. 정확히 일주일전만 해도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사업이 일본 대지진과 이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여파로 한 순간에 반대 움직임에 휩싸인 것이다.

김 시장은 애써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만해도 유권자 5만6000명 중 96% 이상이 찬성했다"며 "앞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유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원전이 폭발한 것은 원자폭탄 100만 개 위력의 사상 초유의 대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지 다른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절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원전을 지어도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척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원전이 폭발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자 유치를 찬성했던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었다. 광업소에서 만난 삼척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민 96% 찬성한 원전유치, 지금은…"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종두(가명, 43)씨는 "삼척에 공장이나 산업시설이 없어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원전 유치를 찬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본 사태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선 안전하다고 하지만 우리도 일본처럼 사고가 나지 말란 법은 없지 않냐"며 "생존이 달린 문제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삼척시청 게시판에는 원전 유치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글이 크게 늘었다. 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조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 위원회 관계자는 "일본 원전 폭발로 원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게 온 천하에 드러났다"며 "삼척시가 공무원들까지 동원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끝까지 유치 반대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삼척시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국내 전력수급 현실을 놓고 보면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해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 들어서는 하루 최대 전력수요가 3번이나 경신됐다. 이상한파로 히터 등 난방용구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예비전력이 400만∼500만kW밖에 되지 않아 전국이 암흑에 빠지는 최악의 '정전사태'가 우려됐다.

최 장관은 삼척의 원전 유치와 관련, 안전성에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삼척은 지질학적으로 안전한 곳에 있기 때문에 지진이나 해일 우려에서 자유롭다"며 "교육과학기술부 주도로 원전 관리를 하고 있지만, 우리 원전의 기술력은 기본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원전 정책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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