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SPAC 대표 "2~3호 합병도 우리가 발굴"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최경민 기자

김정열 대신스팩 대표이사

국내 1호 스팩(SPAC·기업합병목적회사)합병을 이끌어낸 김정열 대신증권그로쓰스팩 (0원 %)(이하 대신스팩) 대표가 2~3호 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자본환원율 등 스팩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21일 오전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후 기자와 만나 "1호 합병에 이어 2~3호 합병도 대신스팩에서 성사시킬 것"이라며 "현재 다수 기업을 타깃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토종IB 'Rainbow-DW컨설팅'의 대표이기도 한 김 대표는 그간 외환은행과 예금보험공사, 정리금융공사 등을 거치며 수많은 M&A(인수합병)를 성사시킨 업계 베테랑이다. 국내 상장된 스팩 중 절반 이상의 대표이사와 친분이 있는 마당발이기도 하다.

스팩 1호 합병을 성사시킨 후 주변의 반응을 묻자 김 대표는 "첫 합병을 성사시킬 줄 알았다는 축하를 많이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이전부터 쭉 M&A를 해 오던 사람이어서 기대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의 인수합병 전문가인 김 대표지만 사실 대신스팩의 대표이사직을 제안 받았을 때는 한참동안 고심했다. 국내 스팩 운영 환경이 녹록찮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스팩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국내 스팩이 도입되기 전에 개인적으로 스팩을 출범시키려 준비했다"며 "그러나 국내서는 스팩 운용은 증권사에 한정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이후 국내 스팩 운용이나 규제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며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스팩을 상장시키는 상황에서 그중 절반 이상이 개점 휴업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스팩 시장은 지난해 도입된 후 1년 이상 합병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했다.

어렵사리 합류한 대신스팩에서 1호 합병의 성과를 거둔 만큼 앞으로는 스팩 전도사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신스팩이 1호 합병을 결정한 만큼 스팩 확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 결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는 합병비율평가를 꼽았다. 자본환원율 개정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후 "자본환원율을 업종별로 적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자본환원율은 비상장사의 추정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할인율이다. 낮을수록 기업의 수익가치 평가액이 커지고 높을수록 수익가치 평가액은 작아진다. 당초 5%였으나 지난해 11월 말 금감원이 기준을 10%로 높였다.

김 대표는 "제조업은 제조업 특성대로, 서비스업은 서비스업의 특성대로 차등 적용해야만 기업 가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언젠가는 스팩업계의 컨센서스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합병 대상인 썬텔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썬텔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상장사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 기준이 다르다"며 "삼성전자나 현대차라 해서 모두 주식을 사기만 하면 시장 형성이 안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썬텔은 터치스크린 관련 회사로 합병 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