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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를 보는 중국의 복잡 미묘한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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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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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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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주축이 된 연합군이 리비아 공습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의 태도에서 미묘한 외교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1일 보도했다.

중국은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하지만 지난 17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 리비아 군사제재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는 반대하지 않고 기권, 사실상 묵인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AWSJ는 중국이 오랫동안 견지해온 내정 불간섭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글로벌 이해관계가 확산되고 복잡화하면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허용하는 유엔 결의안에 직접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핵확산 금지조약을 어겼거나 명백히 다른 나라를 침범한 경우에만 유엔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기권하거나 찬성표를 던졌다. 예를 들면 지난 1990년 11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 유엔 안보리에 군사 개입을 허용하는 결의안 678호가 상정되자 중국은 비토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하는 방법으로 묵인 의사를 밝혔다.

중국 정치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 리비아 결의안처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뤄진 유엔 결의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기권하거나 찬성한 전례는 없다. 오히려 비토권을 자주 행사해 짐바브웨나 수단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조치를 제어하거나 약화시켰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신호는 이미 지난 2월에 나타났다. 당시 중국은 리비아에 대한 제재 결의안에 찬성했다.

하지만 중국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허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리비아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존중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대학의 쉬 인홍 국제관계 교수는 리비아 사태가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 중국이 협상할만한 여유가 없었으며 재빨리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친카다피 군대가 지난주 반정부군을 몰아세우며 연승을 거두자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 사이에 중국이 비토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쉬 교수는 중국이 지난 17일 유엔 안보리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요구에 굴복하는 유엔의 새로운 관행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당초 (유엔 안보리에 상정된 결의안에) 상당히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그러다 몇몇 다른 국가에 자문을 구했고 어느 정도 입장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경제력이 급부상하고 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돼 국제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국제 외교무대인 유엔에서도 행동 양식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국가의 내정에도 책임감을 동반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는 의견이다.

현재 리비아에는 수십여개의 중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중국 정부가 대피시키기 전에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던 중국인들은 3만6000명에 달했다.

이제 중국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리비아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해졌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 국가정보원 요원인 데니스 블레어는 "중국은 내정 불간섭 정책을 확고히 지켜왔지만 최근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해와 관련해 좀더 성숙되고 복잡한 관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하이 후단 대학의 셴 딩글리 국제관계 교수는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리비아 표결 때 이중잣대를 휘두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까지 감수했다"며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은 묵인하면서 자국내 비슷한 움직임(시위)에 대해선 계속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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