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신성장·녹색기업펀드, 대형주 '편식'

신성장기업 및 산업 등에 투자하는 테마펀드들이 지나치게 대형주만을 집중 편입하고 있어 펀드 본래의 목적보단 수익률에만 집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기준 국내 전체 주식형펀드에서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가 11.49%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135,000원 ▼2,700 -1.96%) 3.93%, LG화학 (398,000원 ▼6,000 -1.49%) 3.69%, 하이닉스 (190,500원 ▼2,500 -1.30%) 2.82%, 현대모비스 (227,000원 0.00%) 2.67%, 현대차 (245,500원 ▼1,500 -0.61%) 2.42%, SK이노베이션 (107,600원 ▼2,100 -1.91%) 2.24%, KB금융 (80,300원 ▼700 -0.86%) 2.16%,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2.15%,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 2%를 차지했다.

특히, 특화 기업 및 산업 등에 투자하는 테마펀드의 경우 운용목적과는 달리 특정 대형주만을 집중적으로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증권투자신탁[주식]'의 경우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10.9%에 달하며, 기아차와 현대중공업, LG화학, 하이닉스, KB금융 등 대형주들이 집중 편입돼 있다.


또,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는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지만 삼성전자가 전체의 13.2%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6.6%, 현대차 6%, LG화학 5.1%가 각각 포함돼 있다.

여기에 '현대그린증권투자신탁1'도 녹색산업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태양열, 풍력, 원자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업체와 수처리, 바이오연료, 대기오염방지 등 환경 관련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정작 담겨있는 종목은 삼성전자(11.2%), SK이노베이션(6.6%), 현대중공업(6.2%), KB금융(5.9%), 하이닉스(4.7%) 등이다.

이밖에 '현대신성장산업타겟플러스증권투자신탁1', '미래에셋신성장산업분할매수장기목표전환' 역시 바이오, 헬스케어 등 차세대산업에 투자하는 펀드지만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등이 대표 편입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대형주 쏠림 현상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은 대기업의 경우 모든 사업을 영위하다보니 대부분 펀드의 운용목적에 부합한데다, 운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대형주 편입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대형주는 중소형주와 달리 변동성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더욱이 펀드가 담을 수 있는 물량도 충분해 기본적으로 편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한 투자목적을 가진 테마펀드의 경우, 지나친 대형주 편입은 펀드의 본래 투자목적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투자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의 경우, 대형사보다 경쟁력이 높은 중소형사들이 적지 않다"며 "펀드의 운용목적에 부합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투자를 기피하고 대형주만 담는 것은 펀드의 본래 목적과 이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