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印尼 진출 기업도 싱가포르서 대출 받아요"

머니투데이
  • 싱가포르=배규민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1.08.05 10:29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금융강국 코리아]<9>'아시아의 용'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성장세가 그칠 줄 모른 채 쭉쭉 뻗어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4.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의 여파를 모두 털어냈다. 올해도 최소 5%에서 7%대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마리나 베이(Marina Bay)가 싱가포르의 새로운 금융 중심가로 떠오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마리나 베이로 본점을 속속 옮기고 있으며, 국내 금융회사 중에는 우리은행이 오는 12월 마리나 베이로 지점을 이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마리나 베이 매립지에 초고층 건물들을 짓고, 금융회사 유치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현재 최대 금융 중심가인 래플즈플레이스(Raffles Place).
↑ 마리나 베이(Marina Bay)가 싱가포르의 새로운 금융 중심가로 떠오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마리나 베이로 본점을 속속 옮기고 있으며, 국내 금융회사 중에는 우리은행이 오는 12월 마리나 베이로 지점을 이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마리나 베이 매립지에 초고층 건물들을 짓고, 금융회사 유치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현재 최대 금융 중심가인 래플즈플레이스(Raffles Place).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싱가포르의 금융산업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싱가포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에는 14%대의 성장을, 금융위기 이후에도 4%대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해는 12.2%의 성장률을 기록해 3년 만에 두 자릿수의 성장을 회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금융서비스 성장률은 지난 2005년 이후 2010년까지 6년 동안의 전체 경제성장률(GDP성장률)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박무령 싱가포르 지점장은 "올해 싱가포르의 1분기 GDP가 처음으로 홍콩을 넘어섰다"면서 "싱가포르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청신호에 발맞춰 전 세계 기업들이 싱가포르에서의 사업을 속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112억2500만원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종합무역회사를 설립한다. 동남아지역 공략을 위한 거점 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싱가포르에서 투자금액 25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롱 석유화학단지 내에 55만㎡ 부지에 연산 450만t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주도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한국 기업들의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금융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규로 진출 예정인 한국계 오일 가스 석유화학제품 트레이딩회사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

싱가포르에는 총 5개의 국내 은행이 지점형태로 진출해 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은 역외은행(Offshore bank)으로, 외환은행은 도매은행(Wholesale Bank)의 자격을 취득했다. 싱가포르는 외국계은행에 대해 ▲역외(Off-shore) ▲도매(Wholesale) ▲종합금융(Full Banking) 등으로 자격조건을 차별화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교민들을 대상으로 리테일 영업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약 2만명의 한국 교포가 있다.

국내 은행들은 대개는 신디케이트론 (syndication loan)을 하거나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신디케이션론이란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 또는 은행단을 구성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을 말한다.

국내 은행들은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조달한 자금을 주변 동남아국가에서 운용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정종민 싱가포르 지점장은 "3개월에 한 번씩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계 기업들을 방문한다"면서 "인도네시아에 채널이 없어서 싱가포르 지점에서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산업은행 역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과 현지의 우량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려가고 있다. 산업은행 박용수 지점장은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국가들은 자본시장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 수요가 많다"면서 "앞으로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동남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외국계 은행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 싱가포르 지점에서 말레이시아의 금융수요를 커버하고 있다. 우리은행 박무령 싱가포르 지점장은 "말레이시아에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허가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면서 "싱가포르 지점이 말레이시아에 있는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印尼 진출 기업도 싱가포르서 대출 받아요"

◇금리 경쟁력의 한계+ 언어·막강한 규제의 장벽

싱가포르 영업에 있어 한계점도 분명하다. 우선 금리에서 글로벌 은행은 물론 현지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밀린다. 싱가포르는 국가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인 'AAA'다. 낮은 조달 금리에 힘입어 한국계 은행보다 0.5%~1.0%포인트의 낮은 금리로 현지기업와 한국계 기업들을 공략하고 있다.

언어의 장벽도 만만치 않다. 외국계 은행들을 상대로 규모가 상당한 신티케이티론을 주간하려면 영어 실력이 모국어 수준으로 돼야 한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나은행 서지수 싱가포르 지점장은 "글로벌 은행들이 큰 규모의 신디케이티론을 주도하고 일정부분 남은 부분을 한국계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은행 보다 금융지식에서는 절대로 뒤지지 않지만 언어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고 말했다.

촘촘한 싱가포르의 규제도 걸림돌이다. 싱가포르는 외국계 은행에 대해 역내계정(DBU)과 역외계정(ACU)을 분리해 ACU에 법인세를 상대적으로 낮게 부과하는 등의 이점도 제공하지만 막강한 규제의 칼도 휘두른다. 일례로 외환은행이 교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리테일 영업에 나서지 못하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채널 설립과 자동화기기 설치 등에 있어 엄격한 규제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외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현지 예수금의 일정 비율이상을 국채 및 현지통화 운용 등 적격자산 보유를 의무화하는 자산유지비율(AMR)을 적용해왔다. 금융위기 이후 이 비율을 기존 15%에서 70%대로 대폭 늘리면서 한국계 은행들은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

싱가포르는 나라별로 또 은행별로 모두 다르게 이 비율을 적용했는데 한국계 은행들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 70%의 높은 비율을 적용받았다. 비율을 지키지 않으면 엄청난 벌금과 영업제재가 가해진다.

◇ 단기 성과주의 문화, 성공적인 해외 진출 막는 걸림돌

↑ 신한은행 싱가포르 지점. 최대 금융가인 래플즈 플래이스(Raffles Place)에 위치해 있다. 싱가포르 지점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서비스와 외화대출도 지원하면서 동남아시아의 금융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 신한은행 싱가포르 지점. 최대 금융가인 래플즈 플래이스(Raffles Place)에 위치해 있다. 싱가포르 지점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서비스와 외화대출도 지원하면서 동남아시아의 금융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다행히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AMR의 비율을 올해 5월부터 15%로 조정하면서 국내은행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그동안 싱가포르에 있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하지도 못했다"면서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의 한계와 언어의 장벽은 단번에 뛰어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금융사들이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 성과주의에 벗어나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 정종민 지점장은 "지속적으로 자본금을 투입하고 직원들을 고용하는 등의 투자를 하지 않으면 해외 진출의 성공은 요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을 직접 상대하는 RM(Relationship Management)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장기 근무 시스템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민 지점장은 "RM은 3년만 일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현지사정에 밝아지고 인적 네트워크도 쌓았다 싶으면 돌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계은행은 지점장들이 3년은 기본으로 근무하고 원하면 연장 근무도 하게 해 보통 6년은 일한다"면서 "지점장은 관리자니까 굳이 오래 근무하지 않더라도 RM들은 더 근무하면서 고객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에서 밀리는 대신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에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현지 영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연내 현지직원을 2명 더 충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박영수 지점장은 "본국 직원을 지원하는 역할이 아니라 현지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코스피, 3100선 붕괴됐다…국채금리 상승 속 기관 매도 폭탄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제10회 청년 기업가 대회 참여모집 (-09/30)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