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찾는 '육상의 ★'들]⑥장애를 뛰어넘는 도전정신

머니투데이

정은비 인턴기자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사진 왼쪽)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 (출처=BBC 웹사이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27일~9월4일)에 육상 메이저대회 역사상 최초로 장애인 선수 두 명이 참가한다. 그 주인공은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 남아프리카공화국)와 제이슨 스미스(24 아일랜드)다.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한 번의 좌절 뒤 비장애인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3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려 했지만 2008년 1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플렉스 풋 치타'라고 불리는 그의 의족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출전을 막았다.

하지만 그해 5월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피스토리우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는 비장애인 육상대회에 얼마든지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그의 400m 최고 기록은 지난 7월 이탈리아에서 기록한 45초 07이다.

이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인 A기준기록(45초 25)을 충족한다. 또한 이 기록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하는 남아공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이 주종목인 400m와 1600m 계주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남아공을 대표해 출전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출전하고 싶다"고 출전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제이슨 스미스는 '역사상 가장 빠른 장애인 스프린터'다. 그는 지난 5월 플로리다에서 10초 22의 개인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세계선수권 남자 100m A기준기록 10초 18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B기준기록 10초 25보다 빠르다. 심지어 한국 최고 기록인 10초 23보다 0.01초 앞선 기록이다.

스미스는 8세 때 망막 신경 이상으로 시력이 손상되는 유전성 질환을 앓은 뒤 시력을 거의 상실했다. 정상인의 6~8%에 불과한 시력을 가진 그는 햇볕이 강하거나 트랙이 젖어 있을 때 반사되는 빛을 예방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레이스에 참가한다.

스미스의 강점은 빠른 스타트다. 시각 대신 청각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타이슨 게이(미국 100m 최고 기록 9초 69)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스미스의 달리기 테크닉이 나보다 낫다"고 칭찬한 적도 있다.

아일랜드 대표 선발전에서도 10초 52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스미스는 아일랜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선수권 남자 100m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