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수혜株, 약세장에 맥빠졌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일부 수혜주들이 약세장에서도 상승하며 선방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개장 초에 비해 상승세가 수그러들었다. 일부 자동차 부품주만 소폭 상승했을 뿐 수혜가 예상됐던 섬유, 타이어, 항공주 등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피해업종으로 분류된 제약주들은 증시 하락과 맞물려 뒷걸음질 쳤다. 대부분의 제약주들이 약세로 마감했고 일부 종목은 10% 이상 급락했다.

◇車 부품주, 발효 즉시 관세철폐..美 수주 기대 ↑

대표적인 한미FTA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주들은 상승 마감했다. 관세철폐 시한이 5년 후로 즉각적인 수혜가 제한적인 완성차의 경우 장 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대차 (253,000원 ▼4,000 -1.56%)는 2.3% 하락하며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아차 (117,700원 0.00%)도 1%대 약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도 1.3% 하락했다.

반면 S&T대우 (45,800원 ▼150 -0.33%), 한라공조 (5,010원 ▼40 -0.79%), 만도 (34,350원 0.00%), 에스엘, 평화정공, 한일이화, SJM 등 차 부품 주들은 1~3%대 상승했다. 현대위아는 보합으로 마감했고 상신브레이크는 12% 급등했다.

타이어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넥센타이어가 강보합으로 마감한 반면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는 약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FTA의 최대 수혜는 자동차 관련 종목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 미국 자동차부품 관세율이 2.5%~10% 수준인데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완성차는 5년째 2.5% 관세가 폐지된다"며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계가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도 미국 자회사 공장으로 부품 수출이 현지 재료비의 10~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부분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관세 효과 외에도 해외수주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채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기술력 격차가 줄어들면서 원가절감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FTA를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는 국내 부품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섬유업종의 경우에도 관세철폐의 혜택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지만 주가 영향은 크지 않았다. 스포츠 타월 등 생활용품을 미주지역에 수출하는 웰크론이 2%대 상승세를 보였을 뿐 이다. 장현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섬유 수입 관세율은 평균 13.1%로 FTA 발효시 가격경쟁력 제고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과의 교역 증가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 항공주도 보합권에서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이 강보합, 아시아나항공이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제약·농업관련주 피해 우려

반면 제약주들은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녹십자 (114,700원 ▲4,100 +3.71%)가 2%, 동아제약 (100,900원 ▼1,900 -1.85%)이 1%대 하락한 것이 선방한 수준이다. 동화약품 (8,280원 ▲30 +0.36%), 대웅제약 (106,900원 ▲3,800 +3.69%), 광동제약 (6,590원 ▲20 +0.30%), 유한양행 (68,800원 ▼1,000 -1.43%)은 4~5% 내렸다. 국제약품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JW중외제약, 대원제약 등 10% 급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도 5%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메디포스트, 알앤앨바이오 등 일부 바이오주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제약업종의 경우 한미FTA로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서 오리지널 신약 특허 연장과 제네릭 개발 지연에 따라 무역적자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3년간 유예기간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다국적 제약회사의 특허소송 제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한미FTA 발효로 농업 부문 피해가 예상되면서 관련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효성오앤비, 남해화학, KG케미칼 등은 2~7% 하락했다.

한편 한미FTA 통과가 예상됐던 이슈인만큼 증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수출 위주 산업인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은 분명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진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FTA협정 공식발효까지 시차가 있어 주식시장에서도 펀더멘털 측면의 실체적인 주가변동요인으로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거대 경제권과의 FTA 타결이라는 심리적 효과가 분명히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외신인도 개선과 시장 개방에 대한 인식 향상으로 외국인 투자 유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