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우울증도 '정신질환' 낙인", 복지부 관련법 개정 추진

머니투데이

정유현 인턴기자

앞으로 가벼운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 가벼운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정신질환자'로 분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가벼운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신보건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가벼운 정신과적 질환을 '정신질환자' 범주에서 빼는 것을 유력하게 논의하고 있다. 현재 정신보건법에서는 '정신질환자'로 정신병과 함께 인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중독 등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가벼운 우울증이나 심지어는 불면증만 앓고 있어도 병원에 가면 'F코드'를 받아 정신질환자로 분류됐다"고 하면서 보험가입 시 불이익을 포함해 사회적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F코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질병분류 기호로 '정신 및 행동장애'를 나타낸다. '정신질환자'로 분류되면 입사나 보험가입 시 불이익 등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자들을 치료, 보호,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이로 인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꺼리는 상황이라면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정신질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병원치료를 받게 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도를 고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신질환자' 범주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복지부는 현재 법조인과 의료인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세부 내용을 논의 중이며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신건강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