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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에 3000만원, 엄마들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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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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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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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新 맹모시대/ 新맹모삼천지교의 불편한 진실

'新맹모삼천지교(孟母三千之敎)를 아시나요?'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三遷)를 했다"고 해석한다면 옛 버전. 최근 일부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 뜻이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교육을 위해 삼천(三千) 들여 영유(영어유치원) 보내야한다."

기본 월 100만원 안팎인 영어유치원에 5~6세부터 자녀를 보내려면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대략 30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탓이다. 조기교육· 사교육 광풍에 휩싸인 신세대 맹모들의 현실을 풍자한다.


사진_류승희 기자

◆ "성적은 소득순(順)이에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B(36)씨는 최근 한 유명 영어전문학원을 방문했다가 씁쓸히 돌아섰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딸아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찾아갔으나 상담은커녕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놓으라"는 안내만 받고 나왔다.

인근의 또 다른 영어학원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입학'을 위해서 등급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 B씨가 "아이가 영어를 배운 적이 없다"고 하자, 수강할 반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본래 교육과정에는 기초반이 포함돼있지만, 현재 운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B씨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백지 상태'의 초등학생은 이미 뒤쳐졌다는 반응이었다"며 "아이를 방치(?)한 무책임한 부모가 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주부 L씨도 올해 아들을 중학교에 입학시키면서 교육 가치관에 큰 혼란을 겪었다. 그동안 학원은 정말 공교육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보충하는 것이라는 소신으로, 집에서 예습과 복습을 시켜왔던 것.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서야 본격적으로 학원을 알아보다가 충격에 빠졌다. 2~3년씩 진도를 앞서가는 선행학습이 유행하다보니 중학과정을 공부하려면 초등학생 학원으로 가야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L씨는 "뒤늦게 옆집 아이들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흔들리는 마음에 몸살까지 앓았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강남 아이들의 절반(50%)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영어사교육을 시작한다. 반면 강북 아이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3학년이 되서야 영어교육(전체의 39.8%)에 나선다.

출발선에 따라 희비도 엇갈렸다. KDI는 "도시와 읍면, 도서벽지 학생 간의 영어성적 격차가 전국 영어성적 표준편차의 40% 내외에 달하는 등 성적 차이가 컸다"고 분석했다.

이는 부모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과도 연관이 깊다. 소득이 100만원 오르면 자녀 영어수능 성적이 2.9점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준에서 수학은 1.9점, 국어는 2.2점 상승했다. 사교육비 투자에 따른 교육격차를 여실히 보여준다. KDI는 "소득계층에 따른 차이는 특히 영어과목에서 격차가 컸다"며 "초중등학교에서 영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수업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_뉴스1 오대일 기자

◆ '교육 과속'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

최근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과열된 조기교육에 제동을 거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선행학습을 법으로 금지해야한다는 것. 예습의 수준을 넘는 지나친 선행학습은 효과가 미미하고, 정상적인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소위 '강남 아이들'은 사교육에 절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아이들과 (성적) 격차가 벌어지는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전략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6~7세 아이가 2년 동안 영어 공부해서 얻은 효과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면 3개월이면 습득할 정도라는 것. 이러한 무리한 선행학습은 학원의 이익을 내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과 영어·수학 중심의 어려운 학교 시험이 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남들이 100㎞로 달려가니까 뒤쳐질 수 없어 뛰는 심리도 교육 과속을 부추기는 주 요인. 김승현 정책실장은 "교육 광풍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사립초등학교나 강남권 등 사교육 과열 지역을 피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며 "사교육에 매달리는 것으로 인해 놓치는 기회비용이 많다는 것을 따져봐야한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성적에 대한 지나친 집착때문에, 자녀의 건강한 인성을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 원장은 "공부에 지나치게 목숨 거는 부모들 중에는 열등감으로 가득 찬 부모가 많다"며 "부모가 불안한 심리로 아이에게 끊임없이 공부를 강요할 경우 아이는 삶의 목표를 점점 잃게 되고 아이 역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거 맘 vs 스칸디 대디

"언제나 학교 공부가 최우선이며 A보다 낮은 성적을 받아서는 안 된다."
"메달을 딸 수 있는 특별활동만 하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에이미 추아의 엄격한 양육법이다. 한때 이러한 '타이거 맘(호랑이 엄마)'식 양육법이 유행했으나 근래에는 스웨덴·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스칸디 대디(스칸디나비아 아빠)'식 양육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최근 북유럽 학생들을 키운 양육법의 비결을 소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 이러한 양육방식은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곱 살 전엔 글 읽기를 가르치지 않고, 학원이나 컴퓨터 게임보다는 산책이나 수영을 즐기게 한다. 또한 레고(블록 장난감)등으로 아이의 논리와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자율성을 중시하는 풍토하는 자란 북유럽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한국의 맹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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