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1000억 배임고발' 檢, KT·자택 압수수색

이석채 KT (34,500원 ▲400 +1.17%) 회장(68)의 1000억원대 배임혐의 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본사와 이 회장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22일 오전 KT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자택 등 16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KT의 분당 본사와 광화문, 서초동 사옥, 이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등 그룹 임직원들의 자택이 포함됐다. 검찰은 회계장부와 보고문건 등 각종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피고발인 신분인 이 회장에 대해 출금금지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오는 28일로 예정된 이 회장의 르완다 출장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의 고발사건과 관련해 자료제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증명을 요구하는 자택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것을 놓고 검찰이 이 회장의 배임혐의를 규명할 정황을 확보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KT 임직원들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압수물 분석결과와 임직원 조사, KT가 매각한 부동산의 감정평가 등을 종합해 배임 여부와 배임 금액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는 지난 2월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KT는 2010~2012년 사옥 39곳을 매각하고 이후 임대 형식으로 사옥을 사용했다"며 "이 가운데 28곳은 감정가보다 낮게 매각한 뒤 과도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수법으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사옥 헐값매각과 임대료 과다지급으로 인한 회사 손실이 869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KT가 지하철광고사업인 '스마트몰' 사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60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도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KT는 이 회장 취임 전 스마트몰 사업에 5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회장이 취임한 후 6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며 "연대보증 등 불리한 규정도 덧붙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회장의 8촌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지분을 갖고 있는 콘텐츠 업체 '사이버MBA'를 인수하며 회사에 77억원대 손해를, KT의 콘텐츠 사회사 KT OIC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6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