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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최악이라지만…한국 대학생들의 '특별한 수업'

대학경제
  • 일본 오사카=조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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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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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도저히 화해가 어려운 철천지 원수 같다. 하지만 이런 엄혹한 시기에도 민간교류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순수하고 자발적인 문화교류는 욕설과 비난에 찌든 기성 세대를 숙연하게 만들기조차 한다. '국인'이라는 대학생교육기부단체가 5년째 일본 내 한국 민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어울리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스스로 후원금을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짜며, '스펙'을 멀리하고 있다고. 머니투데이 대학경제는 '국인'의 일본 현지 수업을 동행 취재해 이들의 기특함을 소개하고자 한다.
금강학원 초등학교 교실의 시간표는 모두 한글로 적혀있다. 이곳의 '국어'는 한국어다. 태권도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배우는 과목이다. /사진=조영선 기자
금강학원 초등학교 교실의 시간표는 모두 한글로 적혀있다. 이곳의 '국어'는 한국어다. 태권도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배우는 과목이다. /사진=조영선 기자
낯선 일본어가 들려오다가도, 곧 여기저기서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 소리가 들린다. 현관과 교실의 모습은 어쩐지 한국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만 벽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고, 한글로 된 게시판을 보니 새삼 낯설지 않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정취가 묻어나는 이곳은 바로 오사카에 위치한 '금강학교'다.

금강학교는 오사카 시내에서 떨어진 오사카 만 근처의 난코키타 지구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 학생의 등교시간이 1시간을 넘지만,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부터 학교를 찾았다. 이유는 한국에서 온 '대학생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교육 기부 단체인 '국인'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을 위해 오사카 금강학교를 찾았다. '국인'은 2004년부터 시작돼 매년 글로벌 멘토링, 강연 기부 활동 등을 진행해 왔다. 창단 멤버인 1기 이승환 씨(29)는 "첫 시작은 단순한 여행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건국학교의 사물놀이 공연을 볼 목적으로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한국어 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죠. 곧바로 친구들에게 각자 의미 있는 책을 전달하자고 전했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국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수화물 비용이 없어 약 400권의 책을 20명이 직접 나눠 옮겼다는 일화도 있었지만, 그렇게 시작된 활동은 '교육기부'라는 형태로 더 견고해져 갔다. 올해는 11기가 선발되고, 더 많은 민족 학교에 갈 수 있게 될 정도로 성장했다.

수업을 시작하는 10시가 되자 학생들은 들뜬 듯이 교실에 들어갔다. 한국 문화를 재미있게 받아들이기 위한 '달고나 만들기' 수업이 시작되자 교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대학생 선생님들은 단순히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설탕', '국자' 등 한국어 단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했다. 초등학교 1~3학년의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대부분 일본어가 모국어다. 수업 중에 일본어를 사용하다가도 대학생 선생님들이 한국어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서툰 한국어로 질문을 하느라 열심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일상적인 문화를 말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였다. 한국 사람이면 당연히 알법한 달고나에 대해 설명하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설탕을 녹여 과자를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이거 건강에 좋아요?", "달고나가 왜 달고나예요?" 라며 엉뚱한 질문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중에는 한국 문화를 어렵게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니, '달고나가 이런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수업이 끝나가자 결국 '동현이'는 직접 만든 달고나를 한 아름 싸서 들고 갔다.

'국인' 대학생 교사와 금강학교 학생들이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포즈를 취했다. 끝나가는 수업에 아쉬워서인지 쉽게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조영선 기자
'국인' 대학생 교사와 금강학교 학생들이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포즈를 취했다. 끝나가는 수업에 아쉬워서인지 쉽게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조영선 기자
오후에는 K-POP 댄스를 다함께 추는 시간도 가졌다. 민족학교답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심지어 초등학교 3학년 동갑인 '유리'와 '하연이'는 둘 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요즘 유행하는 한국 노래를 대부분 알고 있는 정도였다. 중·고생들은 최근 인기가 많은 아이돌,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둘러앉기도 했다. B1A4, 엑소 등 남자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 듯 했다.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에게는 대학생 선생님들이 직접 손짓을 하며 동작을 알려주기도 했다. 모르는 언어에 맞춰 춤을 추라니 포기할 법도 하지만, 옷이 땀에 젖도록 열심히 동작을 외우는 아이들도 많았다. 시간이 지나 오렌지 캬라멜의 '까탈레나'에 맞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춤을 추기 시작하자, 학교 선생님들도 몰려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던 남학생들까지 구경하기 시작하자 체육관이 북적였다. 다같이 모여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일본에서 한국 노래가 크게 울려 퍼지고, 한국 노래에 맞춰 다같이 춤을 추자 더 이상 단순한 체육시간이 아닌, 문화 교류를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댄스 수업을 마지막으로 모든 수업이 끝난 4시가 됐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함께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었고, 집에 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발길을 돌리기 어려워 신발을 갈아 신다가도 자꾸만 교실 근처를 맴도는 모습을 보니 짧은 시간동안 정이 든 모습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찾아온 한국의 언니, 오빠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소중해 보였다.

'국인' 프로그램에 올해로 세 번째 참가하는 김종윤 씨(21)는 멘토링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을 오니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었던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는 걸 봤어요. 같이 성장하는 것을 느끼죠. 무엇보다 학생들과 연락을 하면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페이스북도 하고, 편지도 하면서 연락을 계속 해 나가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초등학교 교실에 올라가 '원희'를 만났다. 한국 나이로 10살인 원희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자녀다. 한국어가 서툴지만 수업을 들으려고 열심인 모습에서 마음이 쓰였다. 수줍음이 많아 처음엔 인사도 잘 하지 못했지만, 일본어로 이름을 묻고,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조금씩 마음을 여는 듯 했다. 마지막에 헤어지면서 이렇게 물으니 원희가 답했다.

"쿄우 타노시깟다?(오늘 재밌었니?)"
"응! 혼또니 타노시깟다. 아시타모 키테모 이이? (응! 정말 재미있었어. 내일도 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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