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뭉칫돈, "제약·바이오주 공모에 몰린다"

이달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제약·바이오주들이 수 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올리는 등 투자자들의 뜨거운 러브콜이 잇따른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원천기술을 보유했고, 수익구조도 좋아 증시에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은 공모가가 높은데다 유통 가능 주식 물량도 많지 않아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알테오젠과 비씨월드제약, 랩지노믹스, 녹십자엠에스 ,하이로닉, 휴메딕스 등 6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 상장된다. 이중 상장을 앞두고 일반 공모주 청약을 받은 곳은 알테오젠, 비씨월드제약, 랩지노믹스, 녹십자엠에스, 하이로닉 등 5곳이다. 이들은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모두 수 백 대 1에 달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제도로는 올해 처음 상장되는 알테오젠은 공모주 청약에서 565 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8만주 모집에 1억165만9600주의 청약이 접수됐고, 청약 증거금으로만 1조3216억원이 몰렸다.

비씨월드제약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681대1로 이보다 더 높았다. 청약증거금만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진단 시약·혈액백 전문기업인 녹십자엠에스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477대1로 40만주 모집에 1억9083만여주가 청약했다. 랩지노믹스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305대1이었고, 가장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하이로닉도 청약 경쟁률은 220대1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휴온스의 자회사인 휴메딕스가 오는 15~16일 일반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휴메딕스의 기관 청약 경쟁률은 688대1로, 일반 공모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된다.

새내기 제약·바이오 기업 공모주가 이처럼 높은 관심을 끄는 배경은 이전에 비해 상장 심사 기준이 엄격해 져, 우량 기업들이 상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규상장을 앞둔 업체들은 저마다 특유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도 상장을 하는 만큼 해당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청약 열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김미현 연구원은 "일부 IPO 기업은 공모가가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모가 2만6000원에 상장한 알테오젠은 상장 첫날인 지난 12일 종가가 2만1450원으로 공모가 대비 20%이상 급락했다. 김 연구원은 "경쟁사와 비교해 공모가가 매력적인지 따져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