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물세례' 김무성에 사과…金 "미안해할 필요 없어"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가 광주 5·18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물세례를 맞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20일 찾아 사과했다. 김 대표는 광주 방문 당시 '물세례'에 대해 "더웠는데 시원하고 좋았다"면서 사과를 흔쾌히 받아 들였다.

김정길 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 등은 20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지난 17일 전야제에서 물세례를 맞은 데 대해 미안하다"며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접대를 제대로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 대표에게 "지난 18일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러줘서 감사하다"며 "기념곡 지정을 위해 노력하되 지정이 안 될 경우 내년에 제창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전혀 미안해할 필요 없다"며 "광주의 아픔을 함께 하려 좋은 마음으로 갔는데 그런 일이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화답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아주 좋은 노래"라며 "북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당시)이분들은 다 내 옆에 있었고 손 붙잡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며 "원래 행사에는 사회자가 없었는데 엉뚱한 사람이 올라와서 (나에게 항의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과 박대출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당초 김 대표는 이들 단체가 사과를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을 때 "괜찮다"면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4·29 재보선에서 큰 표차이로 이긴 인천 서·강화을 지역을 방문해 강화지역 당직자와 주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5·18단체들이 미안하다고 찾아오겠다고 해서 괜찮다고 사양했는데 굳이 오시겠다고 했다"면서 "(그날)물세례는 일부 극소수 과격한 잘못된 사람들의 행동이다. 광주 시민의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또 광주를 갈 것"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에 대해 비판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그 노래는 당시 억울하게 죽은 두 청춘을 위한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