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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무개념 '맘충' 혐오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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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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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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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만 중요하다는 이기주의가 신조어 만들어내"

#서울에서 2년째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32) 사장은 얼마 전 자신의 가게에 아이를 데려온 고객 때문에 애를 먹었다.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던 아이는 카페에 비치해 둔 고객용 잡지를 찢기 시작했다. 당황한 김 사장이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아이의 엄마를 쳐다보자 해당 고객은 미안한 기색 없이 "이미 찢어져서 그냥 뒀다"고 응수했다. 김 사장은 "아이가 워낙 어려보이는 데다 잡지 두세 장 망가진 걸 가지고 화를 낼 수도 없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지만 한편으로는 '노 키즈 존' 팻말을 내건 다른 카페 사장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자녀 사랑을 핑계로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부모를 비하하는 단어 '맘충'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부모들은 "지나친 혐오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내 자식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부모들의 이기주의가 이 같은 단어가 퍼지는 데 한 몫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교육계와 각종 인터넷 게시글에 따르면 '맘충'이란 엄마를 뜻하는 영어단어 '맘(mom)'과 벌레를 의미하는 한문 '충(蟲)'을 합성한 인터넷 신조어다. 누리꾼들은 이 단어를, 이기적인 부모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를테면 카페나 대중교통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자녀의 돌발행동을 방조하거나 두둔하는 부모는 맘충으로 분류된다.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서울시민 한모(30)씨는 "지하철을 타면 신발을 신은 채 좌석에 올라탄 아이들을 종종 보는데 부모 열 중 아홉은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는, 일명 '맘충'"이라며 "아이들이 철없이 저지르는 행동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해줄 어른이 없다는 게 지금 사회의 축소판 같아서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고의적, 상습적으로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물건이나 가게에 대해 악평을 남기는 것은 물론 채팅창이나 커뮤니티에서 일부러 분쟁을 조장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들은 아이디나 게시글을 통해 자신이 자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워 본인의 의견을 같은 부모에게 호소하려는 특징이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단어가 여성에 대한 혐오주의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33)씨는 "최근 엘레베이터 안에서 뛰던 어린 아이가 주의를 받자, 동승한 아버지가 자녀를 데리고 내리면서 '애가 그럴 수도 있지'라며 되레 화를 내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자녀에 대한 이기주의는 성별 구분이 없는데 굳이 여성에게만 '벌레'의 굴레를 씌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몰지각한 부모의 행동이 공분을 사면서 신조어가 생긴 만큼 부모 역시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학생 학부모이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는 "대부분 가정에서 자녀를 한둘 이상 낳지 않다보니 아이가 조금이라도 손해 보면 곧바로 학교에 항의하는 학부모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며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다면 자녀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날을 세우기 전에 한 발 물러나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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