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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를 아십니까?…1년 확정금리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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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상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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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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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122>위기가 닥쳐도 투자기회는 존재한다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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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IMF위기 때보다 어렵다"

요즘 우리 경제 상황이 18년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와 흡사하다는 '위기론'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IMF위기 때보다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오는 형편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우리 산업에 대한 중소기업 인식'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체의 72.4%가 현재의 상황을 위기라고 답했습니다. 더욱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중소기업에 집중되면서 중소기업의 위기감은 단순한 엄살이 아닙니다.

기업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명퇴와 감원이 이어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갑문을 닫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매상이 줄어 한 달 임대료 내기도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105%로 급등, IMF 위기 당시인 1998년 수준(1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지난달 국내 최고 신용등급(AAA) 기업 중 하나인 SK텔레콤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결과 200억원이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한국신용평가가 올 10월까지 신용등급을 강등한 회사는 모두 45개사로, 이는 1998년 IMF 위기 당시 61개사 이후 가장 많은 수입니다. 일부에선 IMF 이후 최악의 신용쇼크가 오는 거 아니냐며 경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IMF 위기 당시에 가구당 1100만원에 불과했던 가계부채 규모가 올해 3분기 6181만원으로 6배나 급증, IMF 위기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은 여러 경제지표상으로 IMF 위기 당시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양호한 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게 외환보유액입니다. IMF 위기 직전인 1996년 당시 외환보유액은 332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 11월 외환보유액은 당시의 11배에 달하는 3685억달러입니다. 390억달러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올해 1120억달러 흑자가 예상됩니다.

1997년 당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424.6%로, 이는 지난해 기업들 평균 부채비율 89.2%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입니다. 즉 기업들의 전반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튼튼해졌습니다.

그러나 위기론의 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IMF 위기 때만큼이나 썰렁합니다.

"IMF위기 때를 아십니까?"

연말 모임에 가면 현재 상황과 IMF 위기 당시를 비교하며 위기론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군데군데 발견할 수 있습니다. IMF위기 때 은행에서 여신을 담당했던 필자도 20여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과 달리 무척이나 추웠던 1997년말에서 1998년초 기업들은 연쇄도산에 빠졌고, 환율과 금리는 연일 치솟았습니다.

대우와 한보철강 등 기업들이 도산하고 여러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많은 30~40대 직장인들이 옷을 벗어야 했고, 부동산 시장은 급랭해 집값은 폭락하고 빌딩 공실률이 거의 절반까지 치솟았습니다.

점심식사 때 우르르 거리를 쏟아져 나오던 직장인들의 모습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통에 빌딩 주변 식당들은 손님들이 끊겨 하루걸러 하나씩 문을 닫는 곳들이 속출했습니다.

그 당시의 우울한 모습을 얘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요즘 IMF때보다 힘들다고 투덜대는 분들이 많지만 필자가 보기엔 아무리 힘들어도 그 때만큼은 아닙니다.

"1년 확정금리 20%를 드립니다. 3년 확정금리는 65%입니다."

IMF 위기로 온 나라가 의기소침에 빠져 있을 때에도 돈을 번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위기의 시절에도 투자의 기회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가장 크게 돈을 번 사람들은 아마도 현금 부자들일겁니다. IMF가 처방책으로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서 기업들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줄도산에 빠졌지만, 예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현금 부자들에겐 엄청난 투자기회가 주어졌습니다.

1998년 초 시중은행은 1년 정기예금 금리로 20%를 제시하고, 3년이면 65%를 이자를 준다고 광고를 했습니다. 심지어 1개월만 예치해도 연 18.5%의 금리를 줄 정도였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IMF에서 금융기관에 높은 BIS비율을 요구하면서 금융기관들은 저마다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후순위채권을 앞다퉈 발행했는데 이 때 제시한 5년 수익률이 무려 100%에 달했습니다. 가령 1억원을 예치하면 5년 후에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도 사람들은 돈을 잃을까봐 두려워서 선뜻 금융기관에 돈을 예치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고금리로 인기를 끌었던 종금사가 IMF 위기로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서 사람들은 예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 때 예금자보호법이 어떻고, 1인당 예금보호한도가 얼마인지 등등을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현금 부자들에겐 폭락한 부동산 시장도 엄청나게 좋은 투자의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그 당시 서울 곳곳의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의 가격이 절반까지 폭락했고 매수자가 없어 사실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였습니다.

또한 달러 보유자들도 IMF위기 때 떼돈을 번 사람들입니다. 환율이 800~900원대에서 갑자기 1600~1700원대까지 급등하자 하루아침에 원화 기준으로 재산이 두 배로 뛰어 올랐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모두 당연하면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당시엔 예금 금리를 아무리 1년에 20%를 준다해도, 강남 테헤란로 오피스텔 가격이 절반으로 폭락해도 모두들 두려워서 투자를 꺼렸습니다. 사람들은 나라가 망했다는 사실에 의기소침했고 내일에 대한 기대를 갖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에도 위기를 기회로 보고 후순위채권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엄청난 떼돈을 벌었습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했을 때에도 워런 버핏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골드만삭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우량기업의 주식을 헐값으로 끌어 담아 지금 두 배가 넘는 차익을 거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위기 속에는 언제나 떼돈을 벌 수 있는 좋은 투자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위기에 굴복해 고개를 숙이지 말고 오히려 몇 년 앞을 내다보는 투자의 눈을 뜨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 IMF때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난무합니다. 하지만 위기의 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머리를 들고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좋은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IMF위기 때와 같이 현금 보유자에게 또 다른 좋은 투자기회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보는 사람들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5년 12월 27일 (06: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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