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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학생 없어요"…교실 바꿔놓은 학생부종합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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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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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확대, 약일까 독일까] ①동아리 활동으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
충실한 학교생활에 한몫 …주입식 수업 자취 감추고 학생 참여 활발해져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교를 살아 움직이게 하고 학생들을 반응하게 합니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등학교 교감의 말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인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종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2015학년도부터 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라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명칭을 바꿨다.

학종 도입 이후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만 늘어났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임 교감처럼 긍정적 측면을 높이 사는 이들도 있다. 현장 교사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학교 현장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데 많은 의견이 모인다.

과거 수능 중심 체제에서 학교는 단지 문제풀이 공간일 뿐이었지만 학종 도입으로 이제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교 생활 충실해져…R&E도 한 몫

지난 2014년 고3이었던 인창고의 황모군은 인문계열 학생이지만 교내 과학창의력대회에 참가해 우수상을 받았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황군은 3학년때 생명과학 과목에서 성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황군은 자기소개서에 "인문계열과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며 "마침 과학대회에도 인문계열 학생이 참가할 수 있게 돼 참가하게 됐다"고 기재했다. 그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학종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임병욱 인창고 교감은 "수업은 본래 대화와 토론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문제풀이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과 R&E(Reserch&Education) 활동, 교내 경시대회 등으로 학교 현장에 다양성이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인창고에는 현재 40개의 자율동아리와 60개의 R&E 동아리, 40개의 정규 동아리 등 140여개의 동아리가 운영된다. 올해는 50여개의 교내 발표대회와 교내상을 마련했다.

임 교감은 "특히 R&E나 동아리 활동 안에서는 서로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조절하는 방법이나 리더십을 배우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출나게 공부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부 기재를 통해 학생 고유의 인성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도 했다. 경시대회 또한 학생들의 흥미를 반영할 수 있다고 봤다.

학종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 안' 활동에 집중하게 됐다는 뜻이다.

인창고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R&E 동아리를 꾸려 '야간자율학습을 하면 성적이 오를까?'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야간자율학습 교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설문조사를 돌리고 조사결과를 분석했다. 비록 결론이 전문가처럼 세련되거나 정확하지는 않을지언정 협업과정을 통해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임 교감의 설명이다. 황군의 사례와 R&E 사례 모두 학종 도입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광경들이다.

임병욱 교감은 "꼭 대입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학생부에 기재되는 활동을 통한 3년간의 노력이 사람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주입식 수업 자취 감춰"

문제풀이를 위해 일방적으로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던 풍토도 변하고 있다. 생활기록부에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기재하는 만큼 적극적인 자세가 교실에 자리잡았다.

이동우 대구 청구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정착되면서 학교도 일방적 주입 형태의 강의를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는 것이 학종의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청구고에서는 지난해 1학년 사회 수업시간에 질문이나 발표를 적극적으로 한 학생들을 생활기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기재했다. 교사는 추상적이나 주관적 평가가 아닌 학생의 '발표'와 질문' 내용을 사실대로 적되 이를 기반으로 학생의 창의성이나 인성, 잠재력 등을 반영했다.

한 학생의 사례를 살펴보면 '교과서를 읽고 사회보험제도와 공공부조제도의 차이점을 정확히 분석해 발표함', '모둠별 학습 과제를 스스로 예습하고 관련 내용을 사전 조사해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함' 등이 내용에 담겼다.

단순히 문제를 많이 맞히는 학생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적극 참여하고 나서는 학생이 우수하게 평가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동우 교사는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하는 바로 그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게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전 학교 현장은 수능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짚었다. 예를 들면 수능 영어에 출제되지 않는 말하기와 쓰기교육는 수업시간에서 배제되는 식이었다. 이처럼 오로지 결과만 중시하던 풍토에서 교육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환영받는다는 게 이 교사가 바라본 학종의 긍정적 측면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 17일 서울특별시 교육연구정보원은 전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의 학년부장과 기획부장, 진로진학부장 등 현장 교원 4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다양한 학생선발을 가능케 한 것이 학종의 가장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았다.

장광재 광주 숭덕고 교사는 "그나마 학종의 영향으로 문제풀이 위주 수업보다 토론이나 발표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입의 본질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인 만큼 창의적이고 잠재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는 학종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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