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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에 조현병 전수조사?…"히틀러 시대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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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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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낙인찍기 '우려'..치료 지속성 위해 중증 정신질환자 사례관리 강화해야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안전 대책 관련 당·정·외부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5.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안전 대책 관련 당·정·외부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5.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최근 강남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이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환자 치료를 추적·관리하는 인신보호관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극히 일부인 조현병 환자의 범죄로 일상생활 중인 대부분의 환자까지 조사하겠다는 것은 다분히 폭력적인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또 연이어 터지고 있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 원인은 여성혐오나 조현병 자체가 아니라 '중단된 치료'라며 중증 정신질환자가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후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 마련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현병 환자에 '낙인찍기', 히틀러 시대 접근

지난 26일 새누리당은 '여성안전 대책 당·정·외부전문가 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시스템 마련을 논의하며 조현병 환자 전수조사와 인신보호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이명수 경기도 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조현병 환자에게 낙인을 찍어 잠재적 범죄자로 보겠다는 발상으로 히틀러 시대 우생학적 접근과 범죄를 미리 예측하고 막는 내용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킨다"며 "조현병 환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정책들이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인신보호관 제도에 대해서도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까지 추적 관찰하겠다는 것은 다분히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치료에서 이탈한 위험군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담보하는 외래치료명령제와는 수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김성완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조현병 환자는 우리의 이웃"이라며 "설령 정책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면 국민들은 정신 치료를 받는 것에 불필요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살인 사건 중 40%가 치료 전 발생해 우발적 위험성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환자가 병원 가는 것을 미루면 사고 위험성은 증가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료 지속성이 가장 중요", 중증 정신질환자 사례관리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중증 정신질환자가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후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마련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철 대한조현병학회 이사장은 "의료기관에서 정신보건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퇴원 후 환자의 치료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사례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기관에서 사례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가를 신설하고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례관리사는 상담 등을 통해 퇴원 후 환자의 외래 진료, 약 복용, 위기 상황 등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개입해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높이지만 우리나라 거의 모든 의료기관에서는 사례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과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와의 긴밀한 협조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이미 지역 중증 정신질환자의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퇴원한 환자의 사례관리를 센터가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담당할 수 있도록 연계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센터는 정신보건에 전문성을 갖춘 정신보건간호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정신보건임상심리사가 주축을 이루며 이미 전국 229개가 설치돼 있다. 관리하고 있는 회원 수는 2015년 기준 6만3322명이다. 다만 직접 찾아오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센터 연계를 통한 치료 효과는 시범사업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12년부터 광주 지역 의료기관과 센터는 50명의 조현병 환자를 입원 초기부터 퇴원 후까지 함께 관리하는 시범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입원일수가 해당 서비스를 받기 전과 비교해 10%로 떨어졌다. 과거 30~40번 입퇴원 했다면 지금은 4~5번의 입원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그중 60%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범사업은 입원 초기 센터 소속 사례관리사가 환자를 먼저 찾아와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이 기존과 다르다"며 "사례관리사가 먼저 찾아가면 환자가 사례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연히 초기 집중 치료가 가능해 회복률이 높고 치료 중단 환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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