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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승패, 계약서 작성단계에 이미 결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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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수 변호사(한변의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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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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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서귀포 한변의 나홀로소송 전략]⑥ 계약서와 민사소송

"소송 승패, 계약서 작성단계에 이미 결정돼"
◇ 계약서의 작성의 현실

우리 생활은 수많은 계약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까이는 길을 가다가 음료수 1병을 사기 위해서 잠시 들어간 편의점에서도 매매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의점에서 이루어지는 계약관계에 매매계약서가 작성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거래의 규모가 작고 나중에 특별한 법률문제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도 부동산매매계약, 부동산임대차계약, 대출계약 등 중요한 거래관계의 경우에는 흔히 계약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계약당사자는 계약금액에만 관심을 갖고 공인중개사나 은행이 마련한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 정도만 맞나 확인한 채 계약서의 다른 내용은 제대로 살피지 않고 쉽사리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회사의 거래관계의 경우에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방 회사에서 작성해온 계약서의 금액란만 확인하고 쉽게 도장을 찍거나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도 인터넷에서 비슷한 계약서의 양식을 찾아서 물건과 금액 부분만 채워 넣고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거래를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만 할 뿐 계약서에 관하여 들이는 노력은 미미하기만 합니다.

계약이 애당초 합의한 바대로만 이행된다면 계약서는 그 존재조차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애당초 계약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서로 다르게 이해한 경우도 있고, 아니면 일방이 변심하여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계약당사자 사이에 법률적 분쟁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면 비로소 계약서의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결국 계약서는 계약의 취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소송 승패는 작성단계부터 결정돼

우리 민법과 상법 등 법률은 전형적인 계약관계에 대해서 여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 규정들은 대부분 중립적인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위 법률 규정들이 당연히 우리의 계약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 법률규정들 중 극히 일부는 사회의 근본질서와 관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계약관계에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법률규정은 계약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만 보충적으로 적용됩니다. 법률전문가들은 전자를 '강행규정', 후자를 '임의규정'이라고 하여 서로 구별합니다. 그러나 법률이 어떤 규정이 강행규정이고 어떤 규정이 임의규정인지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내용을 법률과 다르게 정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계약의 내용이 우선적으로 적용됩니다. 이는 우리 민법이 계약자유의 원칙을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례는 계약서와 같은 처분문서의 경우에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합리적인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법률규정이 아니라 계약서의 기재 내용이 법원의 최우선적인 판단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약상의 규정이 어떤 의미인지, 그 요건이 성립된다고 볼 수 있는 사실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소송의 결과를 좌우하는 관건이 됩니다.

결국 소송의 승패는 대부분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약체결의 많은 경우에는 대기업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성해온 계약서에 그대로 서명날인하기 때문에 소송 결과도 좋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법제는 당사자가 스스로 그 권리를 챙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 그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는 계약서의 의미를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됩니다.

영미 계통에서는 자신의 권리는 자신이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모든 가능한 분쟁 가능성을 모두 계약서에 포함하여 계약서의 내용만 100쪽에 이르기도 하는데, 이는 계약서의 의미를 등한시하는 우리의 현실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계약당사자가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그 스스로의 권리를 확보할 만한 능력이 없다면 당연히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고,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실제로 변호사의 도움이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소송 이후가 아니라 바로 계약서 작성의 단계인 것입니다.

◇ 계약서 작성의 형식

민사소송에서 계약서를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계약서는 원칙적으로 그 계약주체가 서명란에 직접 서명하거나 인쇄된 명칭 부분에 날인되어야 그 진정성립이 인정됩니다. 즉, 개인인 경우에는 그 개인이, 법인인 경우에는 그 대표가 직접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민사소송에서 만일 계약서에 위와 같은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계약서가 자필로 작성된 것이라는 사실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진정성립을 인정하여야 하므로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리인이 계약당사자를 대신하여 계약당사자의 이름으로 또는 대리인의 이름으로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리권까지 입증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계약 상대방이 계약서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위조되었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진정하게 작성되었음을 입증할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때 가장 흔히 이용되는 것이 감정인에 의한 인영 또는 필적의 감정이고, 증인을 통한 입증도 이용됩니다.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가장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계약서 작성 당시에 공증사무소에서 계약서를 인증 받는 것입니다. 인증은 원칙적으로 그 진정성립을 입증함에 있어서 편리함을 제공할 뿐 계약서에 특별한 효력을 발생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에 인감도장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계약이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러한 방법도 계약을 확실하게 체결하는 한 가지 수단이 됩니다.


"소송 승패, 계약서 작성단계에 이미 결정돼"
한정수 변호사는 15년간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하다가 서귀포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한변의 법률사무소'라는 1인 법률사무소를 개설했다. 법률서비스의 새로운 대안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로펌 중국사무소 대표를 맡기도 했던 중국전문가로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선 나홀로소송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웹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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