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명 일자리, 개고기를 지키자!" 땡볕 총력시위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평화 기자

"개고기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귀한 음식!"

서울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6일 정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는 전국 개 농장 운영자와 개고기 판매상들로 구성된 한국육견단체협의회(육견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모였다. 밀집모자를 쓰고 '투쟁'이 적힌 빨간 띠를 두른 이들은 꽹과리를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들은 '동물보호단체의 만행으로 개 사육 농민 다 죽는다', '동물보호로 위장한 사이비 동물보호단체는 즉각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회원들은 구호를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투쟁가를 불렀다. 정부와 국회를 향한 호소문도 낭독했다.

육견협의회는 이날 낮 12시부터 보신각에서 '100만 육견인의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최근 동물보호단체의 '개고기 시장 완전철폐' 주장에 호응해 개고기 식용금지 법안까지 추진되는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앞서 동물보호단체들은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 개고기 영업을 24시간 감시하고 불법 영업과 학대 행위를 비판했다.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한 회원은 "문재인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짝꿍 놀이를 하며 전통음식인 개고기를 없애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 10년째 개 농장을 운영하는 박모씨(65)는 "식용 개고기를 법으로 금지한다면 농장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며 "그야말로 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식용견과 애완견은 태생부터 달라서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상원 육견협의회장(66)은 "(자체 추산에 따르면) 식용견 관련 업종 종사자만 150만명에 달한다"며 "식용견을 금지할 경우 이 사람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육견협의회는 정부에 △개고기 전면 합법화 △식용견·애완견 분리 △유기견 보호소 지원금 지급 중단 등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국민정책 제안 공간인 '광화문1번가'를 통해 개고기 시장 철폐 중단 등을 촉구하는 정책제안서도 전달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오후 4시30분부터 6시10분까지 보신각~시청 일대를 행진한다. 가두 시위에는 생존권 위협을 상징하는 상여 운구도 함께 한다.

현행 축산법과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개는 가축에 해당한다. 그러나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는 개가 가축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가축 사육·도살, 축산물 가공·유통·검사 등과 관련된 사항은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정한다. 따라서 개는 이 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개고기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들도 9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개 식용에 반대하는 'STOP IT!(멈춰라)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