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국선변호인 5명, 누군가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 총사퇴로 중단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이 42일만에 재개됐다. '재판 보이콧' 의사를 밝혔던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새로 선임된 국선변호인 5명이 재판에 출석하면서 재판은 예정대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했다. 재판부가 전원 사임한 박 전 대통령의 사선 변호인단을 대신할 5명의 국선 변호인을 지정한지 한달여 만이다. 앞서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의 사선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기간이 연장되자 이에 반발 전원 사임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피고인이 구속 상태이고 형량이 사형·무기 또는 3년 이하 징역·금고형으로 변호인 없이는 재판을 열지 못한다. 이때문에 재판부는 지난달 25일 법조경력 6~31년차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하고 12만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 검토를 위해 한 달여 준비기간을 줬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으로 조현권(62·사법연수원 15기)·남현우(46·34기)·강철구(47·37기)·김혜영(39·37기)·박승길(43·39기) 국선전담 변호사를 선임했다.

법조경력 31년차인 조현권 변호사는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 환경부가 처음으로 특채 선발한 법무담당관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환경 분야 법률 전문가로 활동하며 '환경법' 전문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다. 조 변호사의 뒤를 이어 올해로 법조경력 12년차인 남현우 변호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강철구 변호사는 2005년 제47회 사법시헙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로 10년째 국선전담 변호사로 활동중인 강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선이 맡는 사건은 사선 변호사들이 맡지 않으려는 사건들이 적지 않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사건이라도 당사자들에겐 저마다 하소연이 있고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범죄자라도 자신의 말에 누군가 귀기울여주길 바란다"며 "1년에 300~400건씩 형사사건을 변론하다보니 형사 전문이 됐는데 이 경험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고싶다"며 국선전담 변호사로 활동하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김혜영 변호사는 이화여대 졸업 후 강 변호사와 같은 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2년여간 사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부터 국선전담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어 국선전담 변호사를 선택했다"는 김 변호사는 2013년 방송된 국선변호사들의 이야기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자문변호사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서강대를 졸업한 박승길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동문으로 2007년 제 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국선변호사로 활동 중인 서울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경력 등을 고려해 세심하게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임된 변호사들 모두 열심히 국선변호 활동을 하시는 분들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