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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박근혜 뇌물은 36억? 87억?…대법원서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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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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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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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이재용 2심은 뇌물액 36억만 인정, 박근혜 2심선 87억원…'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여부 등 대법원 전원합의체서 결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검찰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검찰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재판 항소심(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작업 등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받아 그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이라는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2심에서 인정된 삼성 뇌물은 총 87억원에 달한다. 반면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은 36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엇갈린 판단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최종적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가 인정한 박 전 대통령의 삼성 관련 뇌물 수수액은 약 86억8000만원이다. 여기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 관련 용역 대금 36억3500만원 △정씨가 사용한 말 3필의 가액 34억1800만원 △영재센터에 대한 16억2800만원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지난 2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2심 선고에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뇌물은 단 36억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금 중 컨설팅 용역대금 36억원 부분만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 사건의 1심 재판부와 이날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뇌물로 인정한 '말 3필 대금'에 대해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는 "삼성 측이 단순히 말을 빌려줬을 뿐 소유권을 완전히 넘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영재센터 지원금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 부회장의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두 항소심 재판부가 판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삼성에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이 당시 존재했는지'와 '이 같은 현안에 대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 등이다. 이 부회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하지 않은 반면 박 전 대통령 사건의 재판부는 이를 모두 인정해 뇌물혐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는 "일부 개별 현안 등이 성공에 이르는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간접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결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일 뿐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 승계작업의 추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명시적 청탁은 물론 묵시적 청탁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이날 박 전 대통령의 2심 재판부는 "이건희 이후의 삼성그룹 지배권을 승계하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상속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의 지배권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향후 지배권 약화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을 통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권을 최대한 강화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의 독대 당시 '이재용의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 근거로 독대를 전후한 시점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한 대통령 말씀자료에 승계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적시돼 있었던 점, 박 전 대통령이 이 말씀자료의 작성 과정에 사전 검토 및 수정지시를 내린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삼성 합병에 결정적 도움을 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의 승계작업에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애로 및 건의사항을 얘기할 기회를 받은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25일 독대에서 이 부회장의 최대 현안인 경영권 승계작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봐야 하고 이 경우 '묵시적 청탁'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뇌물공여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5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뇌물공여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5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현재 이 부회장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돼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도 대법원에까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대법원은 이들 3개 사건을 모두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개 대법원은 사회적 관심이 크고 기존 판례만으로 결론을 도출하기 쉽지 않은 사건을 소부 대신 전원합의체에 맡긴다. 결국 세 사람이 주고받은 뇌물 액수를 얼마로 봐야할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지난 2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이 부회장에게 원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진다면 박 전 대통령은 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오늘 선고를 받은 이는 박 전 대통령이지만 발등의 불은 삼성전자에 떨어진 격이 됐다"며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부는 뇌물 혐의 판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 부회장은 본인 재판에서 열심히 싸워 이 부분에서 이겼는데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승계작업이 있었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또 "각각의 재판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이 부회장 사건의 결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대법원 선고에서 하나의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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