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판 숙명여고 서울과기대..."비위 확인 시 졸업 취소 등 조치"

로고=머니투데이 DB

아버지인 교수가 편입학한 아들에게 강의마다 모두 최고학점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른바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불리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18일 이른바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서울과학기술대의 이모 교수가 본인 과로 편입한 아들에게 모두 최고학점을 부여한 것과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립대학교인 서울과기대 전기정보공학과에 재직 중인 이 교수는 2014년도 본인과 같은 학과에 편입한 아들 이모군이 매학기 두 과목씩 교수인 자신의 수업을 수강하게 했고, 본인이 가르친 8과목에서 모두 최고학점인 A+를 부여했다.

이에 서울과기대는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5일 자체 특별감사반을 구성해 교내 친인척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특별감사를 실시 중에 있다.

사실관계 확인 결과, 학교에서는 편입학 공정성 확보를 위해 수험생이 있는 교직원은 자진신고를 받아 입학업무에서 배제하고 있으나 이 교수는 당시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 다만, 입시 관련 업무(출제위원, 면접위원, 등)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교수의 아들인 이 군은 2014학년도 6명 모집인 전기정보공학부에 1단계 서류전형 26명 중 7위(3배수, 18명 합격)를 했지만 면접에서 공동 2등으로 껑충 뛰면서 최종 4위로 해당 학과에 입학했다. 전형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면접 점수에서 큰 점수를 받아 합격선에 든 것이다.

교육부는 "교수의 아들이 동일학과에 편입학한 사실로도 충분히 공정성에 의혹이 있을 수 있다"며 "편입학 과정에서 해당교수가 시험출제 및 면접에서 영향을 끼쳤는지는 특별감사반에서 엄정히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정보공학과에 편입학한 아들 이 군이 아버지인 이 교수의 8개 강좌에서 A+를 취득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A+를 취득한 이 교수의 강좌 성적의 적정성·공정성 등에 대해 성적보조전표, 출석부 등 성적평가자료를 바탕으로 면밀히 조사 중에 있다.

교육부는 조사결과 비위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교원의 징계, 학생의 성적(졸업) 취소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킬 수 있는 상피제 등과 맞먹는 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아울러 서울과기대 한 직원의 세 딸이 연구소와 산학협력단에 근무 중인 것도 확인했다.

해당 직원인 김모씨는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과 교수들의 회계를 담당해오다 지난 2015년도에 명예퇴직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센터에 비공개로 재취업했다. 이후 김씨의 세 자녀가 일반연구원, 행정원, 일용직으로 채용됐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산학협력단 및 연구소 등의 산하기관은 산학협력단 취업규칙 및 연구원 인사규정에 따라 특별채용하고 있어 채용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공정하게 채용되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특별감사를 통해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해 위법·부당한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제도를 적극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과기대는 자체조사 결과, 비리 또는 위법·부당성 등이 확인되는 경우 관련 교직원 징계, 학점 취소 및 채용 취소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며 자체조사만으로 의혹사건을 규명하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