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화력발전 사고 방지대책 '조사委 구성·발전사 책임 강화'

정부가 지난 11일 고 김용균씨(24)가 숨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해 산업안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점검한다. 고인과 같은 미숙련 근로자가 단독 작업을 하지 않고,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후속조치도 취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책' 브리핑에서 "투명한 사고원인 조사 및 특별산업안전보건 감독을 실시해 사고가 발생한 현장과 사고 관련자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사고책임자는 엄중하게 조치해 안전관리에 대한 사업주의 경각심을 높이겠다"며 "태안발전소 전체에 대한 고강도의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해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책임자 처벌과 개선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국서부발전에 대한 안전보건 종합진단과 12개 발전소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도 실시하겠다"며 "서부발전 안전보건 종합진단은 시스템 과 기술분야로 나누어 실시하되, 시스템을 제대로 살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4개 발전사에도 사례를 전파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안발전소와 작업방식 및 설비가 유사한 석탄화력 발전소 12개소 역시 고용부 주관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원청의 하청근로자에 대한 안전의무 이행실태와 정비·보수작업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노·사, 유가족 등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 산업안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그동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 및 원·하청 실태 등을 조사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난달 도급사업에서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 국회에 제출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사고를 통해 석탄발전소 작업현장에서 인력 및 시설 운용상 여러 미비점이 드러났다"며 "모든 석탄발전소를 대상으로 운전중인 석탄운반 컨베이어 등 위험 설비 점검시 2인 1조 근무를 시행하고, 낙탄제거 등 위험한 설비와 인접한 작업은 해당 설비가 반드시 정지한 상태에서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경력 6개월 미만 직원의 현장 단독 작업을 금지하고, 근로자 모두 개인안전장구가 완벽히 갖춰지도록 하겠다"며 "컨베이어와 같은 위험시설은 안전 커버, 안전 울타리 등 안전 시설물을 보완하는 한편 비상정지 스위치의 작동상태도 일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력, 시설․장비, 안전경영 등 3대 분야에서 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현장 인력이 부족해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현재의 인력운용 규모를 전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성 장관은 "이 과정에 발전사, 협력사, 근로자,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조속히 충원하겠다"며 "협력업체 신입 직원에 대해 발전사가 책임지고 교육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발전소 작업환경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업체 근로자가 제기한 현장 문제점은 발전사가 즉시 반영토록 하겠다"며 "발전소 시설·장비와 작업환경의 안전 여부를 외부 전문기관에 진단 맡기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발전사, 협력사, 근로자, 시민단체, 민간전문가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발전소별로 구성․운영하겠다"며 "현장 개선과제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는 등 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발전사 경영평가에 안전분야 비중을 늘리고, 발전소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는 발전사가 평가받도록 하겠다"며 "안전관련 인력과 예산만큼은 충분히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