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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비상장사 주주명부, 블록체인으로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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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2019.05.2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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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 바뀐다]⑧비상장사 주주명부·주식거래 '투명화' 플랫폼

[편집자주]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규제가 촘촘하다. 4월1일부터 시행된 '금융샌드박스법'은 현행법상 불가능하지만 규제 특례를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모래놀이터(샌드박스)'에서 놀아보겠다는 서비스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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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A주식회사는 창업 5주년을 맞이했지만 실물 증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그간 투자자가 여러 번 바뀌었지만, 회사 재무팀 캐비닛 속의 먼지 쌓인 주주명부는 창업 당시 그대로다. 어느 날 회사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직원 B씨. "A사 주식을 사려는데 OOO씨가 당신네 주주가 맞습니까"라는 질문에 "확인 좀 해봐야 겠네요"라고 답했고, 주식 매도를 고려하던 C씨는 답변에 쓴웃음을 지었다.

코스콤의 '비상장기업 주주명부 및 거래활성화 플랫폼'이 현실화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A사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주주명부를 보유할 수 있게 되고, B씨는 옹색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수 있다. C씨는 관심 있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때 불안함을 덜게 된다.

코스콤의 이러한 계획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서비스 구현에 한발 더 다가섰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코스콤의 플랫폼은 비상장사 중에서도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은 기업들이 대상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나 비상장사라도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한국장외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회사들은 규격화된 실물 증권을 발행해 예탁결제원에 예탁하며, 주주명부 관리는 예탁결제원·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등 3개의 명의개서대행회사에 위탁한다.

반면 상당수 초기기업은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주주명부 역시 기업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명부가 수기 또는 직원 PC 내 파일 등으로 저장되거나, 주식 거래가 이뤄져도 주주명부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상장사 주식 거래가 날로 늘어나는 흐름과 달리, 투명한 거래를 보장할 관리 시스템은 미비한 게 현실이다.

'낡은' 비상장사 주주명부, 블록체인으로 '새로고침'
코스콤은 이런 현실에 착안했다. 보안성과 편의성이 높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상장사의 주주명부 플랫폼을 구현하면, 중소·벤처기업들로서는 주주명부 관리 부담을 덜 수 있고, 투자자들은 비상장사 주식 거래 시 불안감을 덜 수 있게 된다.

다만 새로운 플랫폼은 비상장주식의 거래를 수반하기 때문에 코스콤은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등의 요건이 충족된다"며 블록체인 플랫폼의 거래 안전성과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기술적 구현을 조건으로 특례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코스콤은 지난달부터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으며, 오는 11월을 시범 서비스 목표 시기로 예고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각각 호가를 내놓고,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거래대금을 입금하면 주주명부 변경을 완료하는 비상장사 주식 거래의 전 과정에 걸친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미선 코스콤 블록체인사업팀장은 "주주명부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비상장 주식 거래의 보안성·신속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액셀러레이터 등 관련 업권과도 협력해 더욱 신뢰도 높은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비상장사의 필수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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