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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세계경제 큰 충격"…'홍콩 시위' 中 무력진압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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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 이상배 특파원
  • 유희석 기자
  • 김수현 기자
  •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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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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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흔드는 홍콩 시위>(종합)

[편집자주] 동양의 진주라고 불려온 홍콩이 위태롭다. 동서양이 절묘하게 융합된 홍콩은 자본주의의 관문이자 중국식 사회주의의 출구였다. 빛바랜 일국양제의 구호 아래, 때로는 우산을 펴들고, 때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10주 이상 시위를 이어온 이들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홍콩’이라고 외친다. 불안한 앞날의 홍콩을 두고서도 물러서지 않는 G2(미국, 중국)의 속내도 들여다 본다.


中, 홍콩 무력개입?…위태로운 동양의 진주


<세계를 흔드는 홍콩 시위①>
시위 격화에 中 "테러리즘"…"무력진압 득실 따진 후 곧 결단" 우려 목소리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린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1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린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1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갈등으로 시작된 홍콩 시위로 홍콩 공항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공항 폐쇄는 95년 만에 처음으로 시위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한 중국 본토에서는 무력 개입을 위한 명분쌓기에 주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 양광 대변인은 12일 “급진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것은 엄중한 범죄이자 테러의 시작”이라며 “홍콩은 중대한 순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폭력을 사용하거나 용인하는 모든 일이 홍콩을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건너편 중국 선전 일대에 지난 10일 무장 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홍콩에 대한 무력진압이 임박한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모이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는 본토의 병력 투입을 통한 무력 진압 여부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 제2의 텐안먼 사태 재발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홍콩 시위의 시작은 사소한 치정범죄였다. 지난해 2월 한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홍콩으로 귀국한 사건이 벌어졌던 것. 홍콩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그를 처벌할 방법은 없었다. 홍콩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만 등과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을 추진한다. 문제는 체결 대상에 중국이 포함되면서 홍콩 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가 이 법을 악용해 홍콩 내 반(反)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잡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홍콩 행정부의 뻣뻣한 태도도 시위대를 자극했고 지난 6월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송환법 입법 중단이 발표됐지만 반정부 시위 성격까지 가미되며 시위행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홍콩 반환 22주년이었던 지난 7월 1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에 진입하기까지에 이르렀다. 7월 3일에는 시위대가 급기야 홍콩 부두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버렸고, 이 즈음부터 시위 현장에선 미국 성조기도 자주 등장하며 중국 지도부를 극도로 자극시켰다.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의 당사자인 미국이 끼어들고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던 영국과 중국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주재 미 외교관과 시위 주도자들 간 만남에 대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던 중국 언론들은 연일 미국의 배후조종 의혹을 주장했다. 홍콩 시위와 관련해 일국양제 준수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상원에서 집권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홍콩에 대한) 어떠한 폭력적 진압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주 홍콩과 바다 건너편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川)에서 1만2000여명의 경찰이 대규모 폭동 진압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6월16일 200만명(시위대 주장)을 정점으로 시위인원은 줄어들고 있지만 시위장소는 입법회, 공항 등으로 중국 본토를 점차 더 자극하고 있다. 중국정법대학 한 교수는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하는 등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홍콩 시위를 방치하기엔 상황이 너무 커졌다”며 “머잖아 시위 진압을 위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중국 지도부가 무력진압에 대한 득실을 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명룡 기자, 이상배 기자

[MT리포트] "세계경제 큰 충격"…'홍콩 시위' 中 무력진압 가능성은?





세계경제의 '블랙스완'으로 떠오른 홍콩 시위대



<세계를 흔드는 홍콩시위②>
무력진압땐 中 vs 서방 대결 국면…美공화당 "폭력적 진압 절대 용납 못해"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한 홍콩 시위대가 세계경제의 '블랙스완'(black swan·검은 백조)으로 급부상했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시위대를 무력진압할 경우 중국과 서방 전체의 대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노이버거 버만의 스티브 아이즈만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홍콩 시위대 문제는 '실현가능한' 블랙스완"이라며 "세계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아이즈만은 2007∼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CDO(부채담보부증권)를 공매도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CNBC의 해설가 겸 진행자 짐 크레이머도 "중국이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에선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해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시위대의 공항 연좌 시위는 9일부터 11일까지만 예정돼 있었지만 도심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주머니탄'(살상력이 낮은 알갱이가 들어있는 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12일 낮 공항으로 다시 모여들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홍콩 시위를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군대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중국은 홍콩과 마주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대규모 폭동 진압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상원에서 집권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홍콩 시위대 무력진압을 우려하며 중국에 경고를 보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민들은 자신들의 자치권과 자유를 중국이 침해하려 할 때 용감하게 공산당에 맞서고 있다"며 "어떠한 폭력적 진압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며 중국과 현지 경찰을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만약 중국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중국을 상대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미중 관세전쟁 이상의 충격이 세계경제에 가해질 것으로 월가는 우려하고 있다.

미중 갈등은 무역전쟁을 넘어 환율전쟁까지 아우르는 '복합 경제전쟁'으로 비화됐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7.0211위안으로 고시했다. 3거래일째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1일부터 325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존의 대중국 추가관세와 달리 이번 관세는 제조업과 소매업에 도미노식으로 영향을 끼쳐 소비시장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미중 경제전쟁이 확대되면서 이날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앞으로 1년내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30% 이상이란 분석을 내놨다.

미 채권시장에선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약 9bp(1bp=0.01%포인트) 떨어진 1.645%, 2년물 수익률은 약 5bp 내린 1.584%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경제학자 10명 가운데 7명은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또 다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경제학자 6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69%가 오는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0%는 10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봤다.

9월 금리인하 폭으로는 가장 많은 경제학자들이 0.25bp를 예상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25%다. 올해 남은 FOMC는 9월 17∼18, 10월 29∼30일, 12월 10∼11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공격적 금리인하를 통해 '제로(0) 금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위스 은행 UBS는 연준이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금리를 총 100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배 기자



[MT리포트]"나는 중국인 아니다"…'시위로 표출' 홍콩의 절규



<세계를 흔드는 홍콩시위③>
150년간 英 식민지 독특한 정체성…본토 이민자 등 통해 경제 발전
中 반환 뒤 '일국양제' 흔들려…자유 억압·경제 불평등 불만 시위로 표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3일 (현지시간) 홍콩에서 시위대의 폭력이 홍콩을 되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opy; 로이터=뉴스1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3일 (현지시간) 홍콩에서 시위대의 폭력이 홍콩을 되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홍콩에서 도시기능이 마비될 정도의 대규모 시위가 10주 넘게 계속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과의 범죄인 인도 협약, 이른바 '송환법'을 막는 것. 하지만 이면에는 중국에 반환된 후 점차 본토에 흡수돼가는 과정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 사람들의 절규가 자리한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으나, 그 덕분에 사회주의 중국과는 다른 자유롭고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한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정부에 분노하고 있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이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을 끌어안기 위해 제시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셈이다.

◆英 식민지 150년, 中 반환 22년=홍콩은 1842년 아편전쟁으로 영국령이 됐다. 이후 잠시 일본에 점령당했던 것을 제외하고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 전까지 150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는다. 영국은 홍콩을 아시아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했고, 곧 자유무역항으로 발전하게 된다.

서양과 동양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동양의 진주'라고도 불린 홍콩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본토에서 내전과 빈곤, 정치적 박해 등을 피해 몰려든 이민자들이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산업이 발전했고, 지리적 이점으로 무역이 발달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이후로는 본토와 서방세계를 잇는 거점으로, 자본이 모이는 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영국이 청나라로부터 홍콩을 조차한 기간이 끝나가던 1980년대 초 영국과 중국 정부는 홍콩 장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이때 중국이 들고 나온 것이 당시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제시한 일국양제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더라도 사회주의를 강요하지 않고, 50년 동안 원래의 자본주의 제도와 생활방식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홍콩은 외교와 국방권만 중국에 넘기고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남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 정부의 간섭은 점점 심해졌고, 민주화 세력은 약화했다. 홍콩 시민들은 정부수반인 행정장관을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로 뽑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2014년 9월 이에 반발하는 홍콩 시민이 들고 일어난 것이 이른바 '우산혁명'이다. 경찰이 쏘는 최루탄과 최루액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나온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치정살인이 발단 된 송환법 반대시위=우산혁명은 자유를 열망하는 홍콩 시민의 의지를 세계에 알렸지만, 지지부진하게 마무리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한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홍콩으로 귀국한 사건이 벌어졌다. 홍콩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속지주의를 채택한 홍콩 경찰은 그를 처벌할 방법이 없었다. 홍콩은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아 범인을 대만으로 보낼 수도 없었다.

홍콩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만 등과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을 추진한다. 문제는 체결 대상에 중국이 포함되면서 홍콩 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실상 홍콩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중국 정부가 이 법을 악용해 홍콩 내 반(反)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잡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중국 정부에 대한 홍콩의 불안은 지난 6월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한다. 홍콩에서는 매년 톈안먼 사태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중국 정부가 행사를 앞두고 주요 민주화 운동가들을 감금하거나 강제 휴가를 보내는 등 단속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2015년 중국 공산당 지도층 비리를 폭로하는 책을 출판하던 홍콩의 한 서점 주주와 직원 5명이 중국 당국에 납치됐었던 트라우마는 홍콩 시위에 불을 붙였다.

앞서 홍콩에서는 정당한 선거로 뽑힌 입법회 의원이 민주화나 자치권 확대를 주장하고, 의원 선서식에서 중국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원 자격이 박탈되는 등 친중 인사를 앞세운 중국 정부의 간섭이 계속 수위를 높여왔다. 영국 BBC방송은 "(일국양제를 보장하는) 홍콩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은 2047년 만료되는데, 홍콩 시민은 이후 홍콩의 자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한다"면서 "특히 송환법이 통과되면 중국 정부의 홍콩 통치가 더욱 강해져, 홍콩이 다른 중국 도시와 똑같아질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식에서 연설하는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통신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식에서 연설하는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통신

◆중국인과 다른 홍콩인=홍콩 시민 대다수는 홍콩이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중국인'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홍콩대학의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홍콩 시민 대부분이 자신을 '홍콩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중국인'이라고 답한 사람은 15% 정도였다. 특히 18~29세 젊은 응답자 중에서는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3%에 불과했다. 홍콩인은 중국인과 혈통은 같지만, 사회 , 문화적으로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본토로부터 몰려드는 자본과 관광객으로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폭등하고, 이 때문에 홍콩 시민의 삶의 질이 악화한 것이 중국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무역정책그룹의 데이비드 도드웰 이사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90% 이상의 홍콩인들은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면서 "홍콩의 일반 시민들은 지난 30여 년간 소득이 거의 늘지 않았고, 이런 불만이 중국에 대한 시위로 분출됐다"고 설명했다.

유희석 기자



숫자로 보는 두 달간의 '홍콩 시위'



<세계를 흔드는 홍콩시위④>
지난 6월 초부터 12일까지 717명 체포…홍콩 10대 부자 재산 23조원 증발 등

[MT리포트] "세계경제 큰 충격"…'홍콩 시위' 中 무력진압 가능성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폐기 요구에서 시작된 홍콩 시위가 나날이 격화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지난 6월 9일 첫 '100만 시위대' 운집 이후, 주말마다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벌써 10주째에 접어들었다. 시위 여파로 공항이 폐쇄되고 사상자도 늘어나면서 전세계의 우려와 관심이 홍콩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 두 달간의 홍콩 사태를 숫자로 되짚어본다.

◇'10주 연속' 계속되는 홍콩 시위…"수 만명 대규모 집회 줄어들 기미 없어"

▶103만명- 홍콩 시위가 외신의 주목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것은 홍콩 시민 103만 명(경찰 추산 24만명)이 모인 지난 6월 9일부터다. 홍콩 인구가 약 740만명임을 감안하면 인구 7명중 1명 꼴로 시위에 참여한 셈이다. 바로 다음주인 6월16일에는 이보다 두배 가량 많은 200만명(경찰 추산 33만80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홍콩반환 22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에는 55만명이 모이는 등 매 주말집회마다 20만명 이상이 꾸준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측이 공식 발표한 주말 집회 참가자의 수 외에도 두달 간 수시로 열린 크고 작은 시위 참여자까지 합하면 시위대 숫자는 더 늘어난다.

▶717명 -지난 6월 초부터 12일까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717명에 달한다. 이 중 가장 어린 사람은 13세 소녀로, 지난 8월 5일 홍콩 총파업 시위 때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시위가 계속될수록 집회를 불허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는 상황. 최근 주말집회(9일~12일)에서는 149명이 불법집회, 경찰 공격, 공무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2000개 -지금까지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사용한 최루탄 개수다. 이외에도 300여 개의 고무탄과 170여개의 스펀지탄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8월 5일 열린 홍콩 총파업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앞서 두 달간 사용한 횟수와 맞먹는 800회의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이날 시위대는 홍콩의 21개 경찰서를 포위하고 돌, 달걀, 병, 벽돌 등을 던지며 경찰의 진압에 반발했다.

◇홍콩 시위 사태로 경제에도 '악영향' 우려

▶23조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 10대 부자의 순자산이 지난 7월23일부터 8월5일까지 2주만에 약 190억달러(약 23조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은 재산의 약 9%인 27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잃었다. 이 때문에 홍콩 재계에서는 시위대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광정(吳光正·피터 우) 전 홍콩 주룽창그룹 회장은 "송환법 반대 주장이 이번 시위의 커다란 나무였는데 이미 송환법은 자연소멸됐다"며 시위대에 그만 진정할 것을 호소했다.

▶5% -홍콩 공항의 홍콩 총생산(GDP)에 대한 직간접적 기여도는 5%에 이른다. 12일 오후 4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홍콩 국제공항의 항공편이 전면 취소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홍콩 관광 산업에 닥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은 홍콩에 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자국민의 홍콩 방문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6000명 홍콩 주둔' 중국군, 무력개입 나설까



<세계를 흔드는 홍콩시위⑤>
홍콩 요구시에만 활동…개입시 천안문·신장지구 처럼 경찰부대 활용할 듯

홍콩 퀸엘리자베스병원에서 의료진이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과격 진압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홍콩경찰이 홍콩시민들을 살해하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로이터
홍콩 퀸엘리자베스병원에서 의료진이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과격 진압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홍콩경찰이 홍콩시민들을 살해하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칫하면 수천 명의 시민을 학살한 '제 2의 천안문'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군의 현황과 무력 개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인민해방군, 홍콩에 6000명 주둔…홍콩 요구 시 활동

미 연구기관 랜드코퍼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약 6000여명의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홍콩에 상시 주둔 중이다. 이들은 영국령이던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뒤 계속 머무르고 있다. 인민해방군의 홍콩 본부는 금융 업무지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병영 등의 군 시설 17여개가 도시 곳곳에 위치해 있다. 이외에도 홍콩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도 수천 명의 중국군이 주둔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주둔해왔지만 활동 내역은 사실상 전무하다. 인민해방군은 홍콩 기본법 14조에 따라 홍콩 특별행정부가 공공질서 유지나 재해 구호를 목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만 나설 수 있다. 아직까지 홍콩 측은 단 한 차례도 이를 요구한 적이 없다. 홍콩 행정부는 이달 초에도 홍콩이 공공질서 유지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에 군사개입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콩시위, 중국 '레드라인' 넘나

그러나 중국은 연일 격해지는 시위에 무력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가안보에 위협을 끼치거나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홍콩을 시작으로 중국을 약화시키려는 행위를 (홍콩 개입) '레드라인'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도 홍콩 시위를 "테러리즘"이라고 규정, 비판의 수위를 올리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중국 국방부도 지난달 말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의 진주(홍콩)가 더렵혀져서는 안 된다"면서 "일부 극단적인 시위자들이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일국양제' 체제를 위협하며 (인내의) 한계선을 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보도를 통해 중국이 무력 개입에 나설 경우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천안문사태 당시처럼 무자비한 시위대 진압에 나서거나 중국인민무장경찰부대를 파견해 홍콩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인민무장경찰부대는 이미 신장의 무슬림 지역과 천안문 등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지역에 파견돼 있다. 실제로 이들은 이달 초 선전에서 대규모 폭동 진압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무력 개입 가능성 낮아"

전문가들은 중국이 홍콩 시위에 무력개입할 경우 중국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고 전망한다. 천안문 사태 직후처럼 해외 자본이 대규모로 이탈하게 되면 이미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둔화하는 중국 경제가 더 큰 충격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이 이후 중국을 제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엄청난 후폭풍 우려에 중국이 군사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신중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달 초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 부르면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고 선을 그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지난달 "시위자들이 시 정부를 점령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부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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