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전기차·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협력…일본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태국 쁘라윳 총리가 2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총리실 청사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9.2/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태국 두 나라간 전기차, 디지털·스마트시티 등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 사업이 본격화한다. 동남아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일본에 맞서 신남방 지역 진출을 늘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양국 기관·기업들은 태국 방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5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먼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과 태국 과학연구혁신기구(TSRI), 국가연구위원회(NRCT)는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기술 분야 국제공동연구 확대를 위한 협력 MOU를 맺었다.

양국 기관은 공동연구와 실증과제 발굴을 위한 기술 세미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입찰 수주 지원 등 향후 시장 진출까지 연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산하 디지털경제진흥원(DEPA)은 디지털산업 육성과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각 기관이 주최·지원하는 관련 전시회나 국제 엑스포에 기업 참여를 독려해 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투자 정보 공유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의 중장기 국가발전 계획인 '타일랜드(Thailand) 4.0' 정책에 따라 확대될 디지털 기업 육성과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태국 국영석유회사 PTT 글로벌 케미칼(PTTGC)은 MOU 체결을 통해 태국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무보는 PTTGC가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미화 10억달러 규모로 한국 기자재 사용 조건부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무보는 이와 별도로 태국 석유화학기업 SCC와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수주를 지원하는 MOU도 체결했다.

또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태국전기자동차협회는 양국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과 개인용 이동수단 'e-모빌리티' 보급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대표 물류기관인 한국파렛트컨테이너협회와 태국해운협회는 물류용기 표준화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그간 사용하던 일회용 파렛트를 반복 재사용 가능한 용기로 표준화해 물류비용을 아끼고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할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양국 민간 간 경제협력 프로젝트 추진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프로젝트 성과가 향후 신남방 정책의 성공적 이행과 한-태 양국간 교역·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 본부장은 태국 순방 첫날인 지난 1일 '경제사절단 간담회'를 열고 한국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 이번 순방에 동행한 대·중견·중소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유 본부장은 "아세안은 미중에 치우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협력 파트너를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큰 지역"이라며 "주력 산업에서 일본 등 경쟁국에 유리한 산업여건이 구축돼 있지만 미래차 등 신산업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협력한다면 신남방 지역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기업인들은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공적자금 확대를 주문했다. 또 인공지능(AI)·바이오·전기차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와 소프트웨어·컨텐츠 수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