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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서 '마오쩌둥'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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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2019.09.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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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중국의 항일전쟁-대미 무역전쟁의 평행이론…마오쩌둥의 '지구전' 전략 재부상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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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9월 1일부터 112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같은 날 중국은 750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제품 중 일부(약 3분의 1)에 대해 5~10%의 관세로 맞보복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보복관세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12월 미중 정상의 휴전 합의로 협상국면으로 전환됐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최근에는 오히려 양국이 맞불작전으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더 악화돼 해결기미가 요원해지고 있다.

2020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을 조기 종결하기보다는 긴장도를 고조시키다가 대선 몇 달 전 해결하는 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이 대대적인 양보를 한다면 더 빨리 미중 무역전쟁을 종료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중국의 입장은 뭘까?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진행된 무역협상 초기만 해도 일부분 양보하더라도 무역협상 조기 타결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면적인 미중 충돌을 하자니, 객관적으로 미중 국력차이가 눈에 밟히고 게다가 중국이 미중 무역을 통해 매년 3000억~40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보는 등 사실상 수혜를 입어왔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도 미국 측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항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마오쩌둥의 '지구전' 전략
그런데 최근 중국 내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미국의 농가와 무역전쟁을 비판하는 미국 기업들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지구전’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따이쉬(戴旭)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교 교수다. 마오쩌둥의 지구전 전략을 살펴보자.

‘지구전을 논하다’(論持久戰)는 마오쩌둥이 1938년 5월 26일에서 6월 3일, 옌안에서 한 연설을 정리한 책으로 중국공산당 대일 항전전략의 지침서가 됐다. 마오는 이 책에서 국민당 내부의 ‘중국필망론’(中國必亡論)과 ‘중국속승론’(中國速勝論) 모두를 비판했다. 또한 마오는 중국 공산당 내 일부에서 유격전을 경시하는 시각을 비판하며 지구전을 통해서 대일항전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체계적으로 기술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다.

1938년 마오는 중일전쟁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당시 마오는 중일전쟁의 기본 특징을 분석한 후 몇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우선 일본은 강하고 중국은 약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 무렵 일본은 군사력·경제력이 강하고 효율적인 정치시스템을 갖춘 제국주의 국가였던 반면, 중국은 군사력·경제력이 약하고 정치시스템이 형편없는 반식민지·반봉건 상태의 국가였다.

당시 중국에서 유행했던 중국필망론 역시 정태적·단편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과 군대의 사기를 비교한 후 중국이 반드시 망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반면 중국이 크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 거국적으로 항일투쟁에 나서기만 한다면 빠른 시일 내 일본에 승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속승론이다.

마오의 생각은 어땠을까. 마오는 두 가지 주장이 모두 틀렸다고 말하면서 중국은 망하지도 빠른 승리를 거두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구전을 통해서만 이길 수 있으며 전략적 방어, 대치, 역공, 이 세 가지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중 충돌에서 중국이 '지구전' 전략을 채택한다면
현재 중국에서도 그 때와 똑같이 두 가지 의견이 존재한다. 먼저 미국의 첨단과학, 공업, 금융 및 군사력이 월등하다며 중국이 대항할 방법이 없다고 여기는 부류다. 이들은 미국의 압박에 대해 중국이 가능한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으며 정면충돌시 중국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930년대 중국필망론의 복사판이다.

다른 한쪽은 중국이 이미 여러 방면에서 미국을 초월했다고 여긴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 전에 중국에서 한참 유행했던 중국 초강대국론의 연속이다.

중국에서 제기되는 지구전 전략은 미중 양국 국력의 냉철한 분석에 기초해 있다. 먼저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월등하고 첨단과학기술이 앞선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하면서 중국이 가진 장점, 즉 14억의 인구·방대한 시장 및 세계 2위로 성장한 경제규모를 고려하는 것이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중국이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게 지구전 전략의 핵심 포인트다.

물론 중국의 항일전쟁과 미중 무역전쟁(미중 충돌)은 다른 측면도 있다. 항일전쟁이 말 그대로 한쪽이 망해야만 끝나는 전쟁이었다면 미중 충돌은 미국과 중국이 경제·정치·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벌이는 양국간의 종합적인 경쟁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지구전 전략을 채택하면 미중 충돌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장기적인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정확히 전망하기 위해서는 트럼프뿐 아니라 중국의 대응 전략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9월 3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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