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라면·진짜쫄면…'갓뚜기 돌풍' 왜 멈췄나

지난해 '갓뚜기' 이미지와, '진짜쫄면' '쇠고기미역국라면' 등 연이은 신제품 성공으로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오뚜기의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올 들어 라면 시장 트렌드가 실험적인 신제품보다 기존의 전통적인 라면을 선호하는 추세로 변한 데다 '건면'을 앞세운 농심의 반격과 삼양식품, 팔도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4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오뚜기 라면의 소매판매 매출은 11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했다. 라면 시장 내 점유율도 22.8%로 0.4%p 떨어졌다. 진라면 점유율이 높아지고 신제품 쇠고기미역국라면이 대성공을 거뒀던 지난해 4분기 25.6%까지 점유율을 확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2.8%p 낮아진 셈. 반면 라면업계 1위인 농심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50.4%에서 51.5%(2019년 2분기)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13년부터 '갓뚜기' 이미지를 강화하고 주력제품의 가격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15%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5년만에 최대 25%대까지 올랐다. 오뚜기 거센 추격을 받아왔던 1위업체인 농심이 올들어 '신라면 건면' 등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반격을 시작했고 삼양식품과 팔도 등 경쟁사들도 신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에 나서며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울러 '진짜 쫄면' '쇠고기 미역국 라면'과 같이 '메가히트'를 기록했던 신제품이 보이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이다. 오뚜기는 쫄면열풍을 불러일으킨 진짜쫄면의 인기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계절면 시즌인 2분기 점유율을 21.7%(2017년)에서 23.2%(2018년)로 끌어올린 바 있다. 계절면 성수기를 맞아 올해 역시 광고 등을 확대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타사 신제품 등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맥앤토마토 스파게티, 짜장면, 마라샹궈면 등의 독특한 콘셉트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올 상반기 라면시장 트렌드가 기존 전통적인 제품에 회귀한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뚜기 경쟁사들은 기존 주력제품의 확장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신라면 건면으로 신라면 익스텐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해피라면 등 단종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팔도는 비빔면을 중심으로 네넴띤, 비빔면 겨울 에디션 등을 선보였다.

반면 원가가 높아지고 라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은 악화되는 추세다. 장기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오뚜기는 점유율 방어를 위해 마케팅을 크게 늘리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인 농심은 수익성이 훼손되더라도 판매량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오뚜기가 예전같은 점유율 상승세를 가져가기 어려운 구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