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족쇄 '5%룰' 완화…지주회사 규제는 강화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하위법령 개정방안 당정협의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9.9.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이른바 '5%룰'을 완화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업 지배구조의 고삐는 더 죈다. 지주회사를 직접 겨냥했다. 다소 주춤한 공정경제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정부의 의지다.

더불어민주당과 8개 정부부처는 5일 당정협의를 열고 '공정경제 성과 조기 창출방안'을 논의했다. 공정경제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3대 축이다. 최근 경제활력이 떨어지면서 공정경제도 추진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정은 23개 개선과제를 발굴해 세간의 우려를 잠재웠다. 이번에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가 전면에 나섰다. 정부는 주식 대량보유 보고제도(5%룰)를 손봤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의 지분율이 5% 이상이면 5일 내에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예외는 있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면 보고기한을 연장하거나 약식보고를 할 수 있다.

앞으로 특례조항이 바뀐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서 지배구조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해임청구권이나 배당 활동 역시 제외 사항이다.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의 보폭이 넓어질 수 있다. 재계의 부담은 커진다.


보건복지부가 요구해왔던 국민연금의 '10%룰' 완화는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않았다. 1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주요주주가 6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에 매매차익을 얻은 경우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규제는 강화했다. 지주회사의 내부거래 공시의무가 생긴다. 내부거래 공시의무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에만 있었다. 내부거래 규모가 50억원 이상에 한해서다.

지주회사는 앞으로 컨설팅 수수료와 부동산 임대료 등 '배당 외 수익'도 공시해야 한다. 지주회사 체계에서 공동 손자회사의 출자는 금지한다. 하나의 손자회사를 여러 자회사가 지배할 수 없게 된다.

'직업이 사외이사'인 사례는 사라진다.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은 최대 6년으로 한정했다. 복수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할 경우에도 재직기간을 최대 9년으로 제한했다. 계열사 퇴직 후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 결격기간을 3년으로 1년 늘렸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올해 12월 기업특성별 임금분포 현황을 공개한다. 내년부터 매년 7월에 현황이 나온다. 연령과 학력, 근속년수 등을 따져 상세한 임금수준의 분포현황이 담길 예정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는 양자택일해야 하는 게 결코 아니다"라며 "공정경제의 수단을 다양화하면서 합리적 체계를 구축하는 게 공정경제를 성공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