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이긴 '쌀딩크'…베트남, 중국에 2-0 완승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쌀딩크' 박항서(60·왼쪽)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지난 8일 중국 우한에서 중국 U-22 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스승 히딩크 감독과의 첫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 오후 7시 중국 우한에서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두 지도자의 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2002년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으며, 박 감독은 수석코치로 보좌했다. 각기 다른 국가 사령탑으로 대결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U-22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에게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지도자 성공시대를 열었다. 박 감독은 자신이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를 히딩크 감독의 가르침 덕분이라 밝혀 '쌀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23세 이하(U-23) 아시아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아시안컵 8강 등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박 감독은 내년 1월 태국 U-23 챔피언십을 통해 2020 도쿄올림픽 진출을 노린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이후, 네덜란드 PSV 아인토호벤, 호주 대표팀, 러시아 축구대표팀, 첼시FC, 터키 대표팀, 네덜란드 대표팀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중국 U-21 대표팀을 맡아 박 감독과 마찬가지로 2020 도쿄올림픽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베트남은 초반부터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올라온 낮고 빠른 크로스를 응우옌 띠엔 린이 그대로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가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빠른 스피드로 중국의 양쪽 측면을 허물었고 결국 후반 13분 응우옌 띠엔 린이 호떤따이의 늦은 크로스를 받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곧장 히딩크 감독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후, 악수를 나누며 포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