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 파병에 이란 "침략 좌시 않을 것" 경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격과 관련, 미국과 함께 사우디가 함께 이란을 배후로 지목해 비난하자 이란이 "침략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근위대장은 이란 국영TV 방송을 통해 "이란은 제한된 공격을 감행하는 한이 있더라도 침략자를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란 국영TV 방송에서 "그 누구도 국경 침범을 허락할 수 없다"며 "걸프만 지역의 해외 병력 주둔은 역내 안보와 석유 산업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란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사우디의 영공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미군 수백명을 파병하는 것을 승인했다. 또 이미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이란국영은행과 이란 국가개발기금, 이란 기업들을 겨냥,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것은 미국이 절박하다는 신호"라며 "같은 상황에 제재를 반복하는 것은 이란을 '최대 압력'으로 굴복시키고자 한 시도가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우디와 미국은 지난 14일 발생한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원유시설 2곳 공격에 대해 이란이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이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란이 지원하는 예맨 후티 반군은 해당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와 동맹을 맺은 예맨 정부와 내전 중이다.

지난 19일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시사하자 "이란은 전쟁과 군사적 대립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미국이나 사우디 군사 공격에 맞서 영토를 지켜야 한다면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면전을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과 사우디의 비난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고 본다.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CNBC에 "이란이 웃기는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이란이 벌인 공격은 사우디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것이고, 이란은 그것을 정당화하고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원유시설 피격에 대한 대응을 하기 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사우디가 아직 이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이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여주는 명확한 연결고리를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미국과 사우디는 피격 현장에서 발견된 드론과 미사일 잔해를 바탕으로 조사 중이며 누가 공습을 시작했는지 짚어내기 위해 위성사진을 분석 중이다. 미 정부는 이란군이 남서부 기지에서 저공비행 크루즈 미사일과 첨단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를 공격했다고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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