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에 관련株 널뛰기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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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일 조짐이다. 수혜주와 피해주가 나뉘고 변동성도 커지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업체 앱티브와 총 40억달러(약 4조78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분을 각각 50%씩 갖기로 합의했다.

앱티브는 제너럴모터스(GM)의 계열사였던 세계적 차 부품업체 델파이에서 분사한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설립 소식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는 장중 5%에 가까이 올랐고 레이다영상기록장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의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는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2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자율주행 사고 데이터 저장장치(ADR)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대성엘텍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악천후 상황에서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의 ADAS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는 코리아에프티도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입는 것은 아니고, 실제 매출확대로 이어질 지도 불투명하지만 일단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커졌다는 지적이다.

직격탄을 맞은 기업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자율주행 시스템 프로그램, 이와 관련 ADAS모듈을 납품하고 있는 만도 (32,600원 ▼50 -0.15%)는 이날 장중 10% 넘게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보유하게 되면 만도의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급락 배경으로 꼽혔다.

물론 만도의 ADAS 매출이 당장 감소하는 건 아니다. 현대차-앱티브 조인트벤처의 제품 상용화는 2022년 이후 진행되는 만큼 즉각적인 실적둔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만도의 주가상승을 이끌어온 자율주행 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는 점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대차·기아차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합작법인과 현대모비스로 이원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레벨 4∼5(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수준)의 자율주행 시대에 만도의 입지가 불투명하다"며 "향후 ADAS에서는 현대모비스와 경쟁이 심화할 것이고 레벨이 높아질수록 활로 모색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7월 하순부터 만도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는데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익성 개선 △자율주행부문 성장성 기대 △해외시장 매출 반등 가능성 등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 소식이 알려진 24일 증시에서는 30만주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실망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