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 실수한 외교관, 김현종 차장 앞에서 무릎꿇어"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2019.08.28. [email protected]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당시 의전 실수를 한 주유엔대표부 소속 서기관급 외교관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표부에서 열린 외통위 재외공관 감사 과정에서 "유엔총회 때 김현종 차장이 의전 실수를 문제삼아 외교관을 무릎꿇게 한 사실이 있느냐. 무릎꿇은 외교관은 손을 들어보라"고 요구한 뒤 "김 차장이 숙소로 불렀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유엔대표부 소속 A서기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갔다. 방으로 갔다"며 "구체적인 것에 대해 심하게 질책, 그런 건 아니었지만 지적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달 23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김 차장이 의전 문제로 배석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김 차장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정상회담 배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불참했고, 청와대는 "장소가 협소해 다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차장의 불참 이유가 출입 비표 문제 등의 의전 실수때문이었고, 회담 후 김 차장이 의전담당자를 숙소로 불러 경위를 따져 묻는 과정에서 A서기관이 무릎을 꿇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A서기관은 다만 "제가 그 상황에서 부당하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보고했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A서기관은 다만 무릎을 꿇은 경위가 김 차장의 강압때문인지 의전 실수와 책임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한 행동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부도 당시 상황과 관련해 "유엔총회 행사 진행 세부 사항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정 의원은 특히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질의하는 과정에서 "김 차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영어로 언쟁한 것이 문제가 돼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한 닷새 뒤에 이런 일이 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17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강 장관에게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 차장과 영어로 언쟁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겠다"며 시인했다. 김 차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8일 트위터에 "외교안보라인 간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