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축산업계도 돼지열병 전염 우려...비상훈련 실시

경기도 김포시 한 돼지농장. 2018.3.28/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축산업계가 아시아 전역에 퍼진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위협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미 당국은 돼지열병이 태평양을 건너 전염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훈련을 실시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농무부 산하 동식물 검역소는 지난달 돼지열병 발발시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미시시피주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해 미 전역으로 확산된다는 시나리오를 상정했고 이번 훈련에는 14개 주가 참여했다.


전미돈육협회의 데이브 파이번 과학기술 부문 시니어 본부장은 "주경찰, 민간 수의사, 주공무원, 바이러스 진단센터까지 훈련에 참가해 바이러스 시작점을 찾는 데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통제라는 점에서 첫 발병 케이스에 최근접할 수록 통제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전 세계 50개 넘는 국가로 확산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바이러스 발발 13개월만에 사육 개체 3억마리 중에서 절반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사하거나 살처분됐다. 게다가 돼지열병은 베트남, 라오스, 대한민국 등으로 확산됐다. 가장 최근에는 9월 초 필리핀에서도 돼지열병이 확인되면서 수도 마닐라 인근 마을 최소 7곳에서 돼지 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세계적으로 돼지열병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도 정부차원에서 대비에 나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미국에서 돼지열병이 발발하면 그 여파가 돈육업계를 넘어서 확산되며 피해액만 수십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파이번 전미돈육협회 본부장은 예상했다. 돼지사육두수가 급감하면 주로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와 대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감염된 동물 사료를 통해 북미에 돼지열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유기농 대두가 부족해 중국산을 수입하는 경우가 많고 비타민B, 무기질과 같은 사료성분은 중국에서만 제조된다고 WP는 전했다. 이러한 제품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수 개월 생존할 수 있어 열처리와 검역이 필수라고 WP는 강조했다.

파이프스톤 수의서비스의 스캇 디 리서치 디렉터는 "내가 당국 책임자라면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발한 국가에서 생산된 대두제품 수입을 금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대두 수입품에 대해 30일 검역기간을 두고 미국 기업들도 유사한 수입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불법으로 육류제품을 가져오는 여행자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고 디 디렉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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