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본가는 이총리…아베와 '10분 면담' 어떤얘기 나눌까

(인천=뉴스1) 성동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4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10.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22~24일) 성과를 가름할 핵심 관건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한일 양국의 접점찾기다. 이 총리는 22일 출국해 즉위식에 참석한 후 오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0분 면담'을 갖는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일 갈등의 맨 하단에는 강제징용 문제가 있다. 과거사 문제의 입장차가 메워져야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복원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한일 정상급 만남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1년여 만이다. 회담 시간도 길어야 10분 남짓이어서 두 총리의 만남에서 개별 현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이 총리는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우호 협력, 관계 개선 의지와 진정성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강제징용 문제의 현실적인 해법 마련에 열려 있다는 점을 구두로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총리가 이를 수용할 경우 이 총리에게 문 대통령에게 화답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후 한일 외교 당국을 중심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풀 실무·고위급 협의가 이뤄지고 이견이 좁혀진다면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다음달 23일 이전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10월31~11월4일) 태국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칠레 정상회의(11월16~17일)가 거론된다. 이 총리의 방일 성과가 현실화하는 경우를 상정한 최선의 시나리오다.


다만 현재로선 낙관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일 양국의 상이한 과거사 인식과 국민 정서, 양국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원칙을 모두 충족할 묘안이 뚜렷하지 않아서다.

정부는 대법원의 배상 판결 취지를 살리면서 피해자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모든 해법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거부한 '1+1'(한일 기업의 자발적 위로금 출연)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 외교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 보자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어떤 방식이든 일본 기업은 배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전범기업의 책임과 배상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자체가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반하는 '국제법 위반'이란 논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정상 레벨의 대화를 포함해 일본과 대화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도 "정상 차원의 회동이 가능하려면 일본의 전향적 태도와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고 답한 배경이다.

이 총리가 이번 면담에서 '1+1' 방안을 넘어서는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아베 총리가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접점찾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NHK는 이날 "아베 총리와 이낙연 총리의 24일 만남은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자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구체적인 대응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에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21.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