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6조 회계위반, 증선위는 '감경' 조치...이유는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삼성물산이 1조6000억원대 회계처리 기준위반으로 증권발행제한 4개월 등의 제재를 받았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증권발행제한 6개월, 현 대표이사 해임권고 조치 등을 제시했지만 증권선물위원회 논의과정에서 조치가 1단계 감경됐다.

23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월 열린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삼성물산의 분·반기보고서에 대한 조사결과 조치안'을 수정의결했다.

금감원은 삼성물산이 2017년 1~3분기까지의 재무제표 작성과정에서 분·반기순이익 1조6322억원을 과대계상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보유 중인 삼성SDS 주식(1321만5822주)을 보유했는데 삼성SDS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아 당기순이익이 부풀려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감원은 증권발행제한 6개월, 당시 재무담당인원이었던 현 대표이사의 해임권고, 재무제표 수정조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분·반기보고서 조사에 대한 조치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과실'에서 조치수준을 한 단계 경감했다. 이 과정에서 현 대표이사의 해임권고 조치안도 빠졌다. 증선위는 △매도가능 금융자산의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은 것이 자기자본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점 △위반사항이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과 관련한 사항이 아닌 점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삼성물산 측 진술인은 당시 증선위 회의에서 "금융감독당국의 여러 지적사항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회사 내부적으로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등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했다"며 "내부적 프로세스 등에 대해 굉장히 많이 자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