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넘봐"…美, 남태평양 말레이타섬 항만 개발로 '中 견제'

2019년 9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오른쪽)과 제레미아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부 장관이 외교 수립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이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솔로몬 제도 북동쪽에 위치한 말레이타섬 총리는 미국, 호주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심해 항만을 개발하고 영해를 순찰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솔로몬 제도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자 미국이 재빠르게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말레이타섬 총리인 다니엘 수이다니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섬의 서쪽에 위치한 비나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항만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타섬은 솔로몬 제도와 중국의 국교 수립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수이다니 총리는 밝혔다.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승인 개발 혹은 어업 활동을 막기를 원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미국과 호주에 말레이타 안보 일부를 부탁했다. 이 나라들은 중국 개발자들로부터 지역을 보호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만 개발과 관련한 자금 지원의 구체적 방식은 아직 협의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솔로몬 제도는 중국과 국교 수립에 앞서 과달카날섬 금광 및 인프라 개발에 중국철도그룹의 8억2500만달러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퓨아뉴기니·솔로몬 제도·바누아투 주재 미국 대사관은 말레이타섬과 솔로몬 제도의 교통 부문에 미국의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솔로몬 제도에서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비나항은 과달카날, 말레이타와 서쪽 지역을 잇는 민간 페리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만한 유력한 곳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65만명이 조금 넘는 솔로몬 제도 인구의 25%가 말레이타섬에 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섬은 솔로몬 제도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곳에 속한다. 나머지 솔로몬 제도가 국교 수립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말레이타섬은 미국에 있어 중요한 동맹 지역으로 떠올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솔로몬 제도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자 미국은 솔로몬 제도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미 정부가 지원하는 평화봉사단을 거의 20년 만에 다시 솔로몬 제도에 파견하는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동시에 미국은 대외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뿐 아니라 국방부, 국무부 관계자들도 말레이타섬에 보내는 등 말레이타섬과의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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