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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테마주 벌써…이낙연·황교안 관련주 동시상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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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상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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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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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87>총선 테마주로 한탕 노리는 사람들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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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5개월여 앞둔 요즘 주식시장에선 벌써 총선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낙연·황교안 관련주는 이달 들어 거래량이 최고 40배가 넘게 폭증하고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등 큰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에서는 으레 정치인 관련주에 대한 투기성 베팅이 늘어나지요. 선거철만 되면 유력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기업의 주식 거래가 급증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되풀이됩니다.

정치인과의 관련성이라 하면 그저 혈연·학연 정도가 전부이고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죠. 예컨대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나 학교 동문이 회사의 임원으로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기업이 해당 정치인의 관련주로 분류되고 투자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립니다.

요즘 이낙연 관련주로 분류된 종목들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SDN, 이월드, 바른테크놀로지 등으로 이들 모두 이 총리의 동생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거나 이 총리의 학교 동문이 회장이나 임원으로 있다는 게 전부입니다. 한창제지도 비슷한 이유로 황교안 관련주가 됐습니다.

이낙연 관련주는 이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요즘 증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지요. 대선주자 선호도 2위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비슷한 이유로 관련주가 벌써 들썩이고요.

이낙연 관련주로 분류된 남선알미늄 (3,000원 상승15 -0.5%)은 지난 11일 상한가까지 올랐습니다. 이날 거래량은 전일보다 12배가 급증했고 외국인은 153억원 어치를 사들여 외국인 순매수 규모 2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날 회사의 실적과 펀더멘털에 무슨 특별한 변동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전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이낙연 관련주라는 사실이 특별히 부각되면서(이미 알려진 정보인데도) 거래가 급증하고 주가는 상한가까지 올랐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여타 총선 테마주도 동시에 들썩였다는 겁니다. 마치 여러 개의 전구에 동시에 불이 켜진 것처럼 말이죠. 또 다른 이낙연 관련주로 불리는 티케이케미칼 (2,095원 상승15 0.7%)은 이날 거래량이 전일보다 39배 증가하고 주가는 13.2%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SDN (2,885원 상승40 1.4%)은 거래가 6.3배 늘고 주가는 8.5% 올랐습니다. 이월드 (5,060원 상승75 1.5%)는 이날 주가가 14.6% 급등하고 거래량도 전일보다 2배나 늘었습니다.

SDN은 이달에만 4일과 19일, 2번의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월드는 지난달 29일 상한가까지 올랐습니다. 바른테크놀로지 (995원 상승5 0.5%)는 13일 거래량이 전일보다 45배나 급증했고요.

그리고 과거 선거철에도 그랬듯이 총선 테마주는 사소한 뉴스에 크게 출렁입니다. 예컨대 남선알미늄은 이 총리의 동생이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에 19일 하한가까지 추락했습니다. 같은 날 티케이케미칼도 23.3%나 급락했고요. 이 총리 동생이 대표이사라는 점 때문에 이달 들어 갑자기 상한가에 오른 것도 말이 안되고, 또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고 하한가까지 떨어진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총선 테마주 벌써…이낙연·황교안 관련주 동시상승 왜?
또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정치적으로 승패가 서로 상반된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의 관련주가 같은 날 함께 들썩였다는 점입니다. 황교안 관련주로 불리는 한창제지 (2,925원 상승45 1.6%)는 이낙연 관련주가 급등했던 11일에 거래량이 전일보다 38배 급증하고 주가는 16.2% 급등했습니다. 이낙연 관련주와 황교안 관련주가 같은 날 그것도 똑같이 급등한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선거철에 정치인 관련주가 들썩이는 현상은 재무학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이상현상(anomaly)에 해당됩니다. 뻔히 거짓과 과장이라는 걸 알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투자자들이 몰리는 게 이성적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되니까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멍청해서 그러는 걸까요? 아니면 기억이 짧아서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정치인 관련주를 이용해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으레 거짓과 과장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만 손해 안 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테마주에 몰려듭니다. 대부분 돈을 잃는 도박판에서도 비슷한 심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만 돈 잃지 않으면 되지’라는 생각을요.

이러한 생각은 ‘나는 우월하다’는 과신(overconfidence)에서 옵니다. 행동재무학 관련 논문을 많이 발표한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 코넬대학 심리학 교수는 그의 저서 "왜 똑똑한 사람들이 쪽박을 차나"(Why Smart People Make Big Mistakes)에서 자신이 대박을 낼 능력이 있다고 과신하는 사람일수록 주식투자에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선거철에 정치인 관련주를 노리는 사람들은 한탕을 노리고 도박판에 뛰어드는 사람들입니다. ‘폭탄 돌리기’인 줄 잘 알면서도 잘만 하면 대박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남들보다 똑똑해서 얼마든지 치고 빠져나올 수 있고 절대로 폭탄을 안고 터지지 않을 거라 확신하고 있지요.

앞으로 내년 4월 총선까지 정치인 관련주는 계속 기승을 부릴 게 뻔합니다. 한탕을 노리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1월 24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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